마라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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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치토세 마라톤"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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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흠철 댓글 2건 조회 19,623회 작성일 07-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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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치토세 마라톤" 참가기

6월 2일

<출국, 그리고 삿뽀로 시내 관광>


그동안 쌓여온 피로때문인지, 잠을 자긴 했어도 왜이리도 몸이 무거운지...
6시에 끙하고 일어나 준비하고 집을 나온 시간은 7시,
차를 운전하면서도 이런 컨디션으로 내일의 시합을 무사히 할 수 있을까 걱정하며 인천공항에 도착하고나니, 엄청난 인파에 다시한번 끙끙끙!!!
7시 50분에 체크인 카운터에 줄을 섰더니만, 결국 체크인을 끝낸 시간이 9시 15분(무려 1시간 25분을 기다림!!!)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이코노믹 좌석을 끊었더니만 대한항공의 멋진(?) 청년이 비지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주겠단다. 흐흐흐~~~

졸다가, 먹다가, 책보다가, 바깥보다가
그동안 일본을 그렇게 많이 왔으면서도 한번도 못와본 홋카이도에의 여행을 기대하며, 삿뽀로공항(정식이름은 신치토세공항)에 도착하고보니 왠지 아담한 시골 분위기라 딱 내가 좋아하는 전원풍의 광경이 아닌가?
그런데, 어인일인지 사람들의 복장이 심상치 않음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서울은 반팔, 이곳은 모두가 긴팔!!! 물어보니 글쎄... 낮1시 기온이 무려 영상12도라는 이야기!!!
내일 아마도 달리기에는 상당히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지금까지의 피로감이 싹 사라짐을 느끼면서 대회장으로 향하였다.
"치토세市 스포츠센터"라는 곳에 도착하여 배번을 바꾸고나서, 미즈노 신발을 저렴하게 팔고 있길래, 떡본김에 제사드린다고 뚝딱 한켤레를 사고는 호텔로~~~

호텔은 치토세市가 아닌 삿뽀로市로 하였는데, 치토세로부터는 기차로 약40분 정도 떨어진 곳으로 홋카이도에서는 가장 큰 도시이고, 인구는 약190만 정도라고.
짐을 풀고는, 모처럼의 나홀로 여행을 즐기고자 밖으로 나가, 삿뽀로시의 여행지인 "삿뽀로맥주박물관", "삿뽀로 팩토리", "토케이타이", "아카렌가 건물(옛 도청)" 등을 씩씩거리며 돌고 났는데...
특히, 삿뽀로맥주 박물관에서는 우리회원중 맥주라면 밥보다 좋아하는, 최근에 닉이 자주 바뀌고 있는 몸형이 왔으면 얼마나 좋아할까를 그려보았다.

하지만, 뜨악!!!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였는데, 최근에 영 좋지 않았던 허리가 삐거더덕(에궁)!!!
이래가지고야 내일 달릴수 있으려나 걱정하며,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초밥집에 들러서 요리사의 비위를 살살 맞춰주며 최고로 솜씨를 부려보라고 하니, 그야말로 초밥의 예술을 보여주는데... 흐흐흐
근데... 더 놀라운 것은 배 터지게 먹고 난 가격이 고작 5300엔(약4만원 정도)!!!

식사후에는 시내를 배회할려고 해 봤지만,
추워서(?) 윈드브레이커 입은 옷차림으론 견딜 수 없어 호텔로.

내일은 천천히 달릴 생각인데... 4시간 정도를 목표로 하여, 전반만 2시간 정도에 Keep하면 아마도 크게 무리는 안 될 것 같은데...

6월에 이토록 선선한 곳에 있는 것이, 한마의 달리미들 모두에게 쬐끔 미안하기도...



대회코스의 전경(대부분이 이런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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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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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삿뽀로 도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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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일)

<치토세 마라톤의 맛>

- 진정한 숲속 마라톤!!!

호텔을 조금 멀리 잡은 탓에 할 수 없이 6시에 일어나, 해우소를 이용하고는 아침을 빡세게(?) 먹고는 7시 35분 삿뽀로출발의 JR(일본철도)기차를 타고는 8시 5분에 치토세역에 도착.
역시 작은 도시라 그런지 모든 사람들이 아주 반갑게 맞아주는데 그 느낌이 우리의 시골과 다를바 없었다.
8시 30분경 스포츠센터에 도착하여, 몸풀고 분위기 익히고, 짐 맡기고, 스트레칭을 하고나니 9시 30분이었는데, 일본사람들의 예의(?)바름 떄문에 화장실을 한번 이용하는데 무려 20분 정도 걸린것 외에는 불편함이 없었다. 하지만... 국제대회치고는 거의 외국인이 보이지 않았고, 태극기 뿐아니라 다른 나라의 사람조차도 거의 ZERO!!!
하지만 어떠랴, 나만 잘달리면 되지...

정확히 10시에 스타트를 하는데, 내 주위엔 모두가 일본인 들이고, 그들의 눈에는 내가 조금은 이상한 한국인(?)으로 비추어졌음에 틀림없었으리라.

하지만...
치토세 마라톤의 참다운 맛은... 발바닥에 와 닿는 비포장의 푹신한 느낌과 길 양쪽의 커다란 나무들이 가리워주는 그림자속(일본사람들은 이것을 숲속의 터널이라 부름)을 달리는데, 온도가 12~13도 정도이고 산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오니, 그저 마음속으론 이것이야말로 "신선놀음"이 아니고 무엇이랴!!!

거의 보이지 않을정도의 오르막이 하프까지 이어지는데, 남산을 달려본 나, 게다가 보스톤을 달려본 나로서는 이정도는 새발의 피였고, 중간중간의 돌길도 불편함보다는 오히려 발바닥에 새로운 자극을 주는 느낌이었으니... 흐흐흐~~~

하프를 지나치는데, 배가 고픔도 못느꼈고, 계속되는 숲길 달리는 맛에 정신이 팔려 그냥 쭉~~~ 5분 전후의 페이스로!!!

하프이후는 전혀 급하지 않는 내리막으로, 이거야 말로 또다른 새로운 맛이 아니고 무엇이랴...
거의 속도가 4분 40초~4분50초대로 이어지니, 내친김에 세계신기록도 세워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역시 이번 마라톤은 즐겨야하느니라 하는 마음으로 컨트롤...

동경마라톤때는 대도시의 맛을 느꼈다고 한다면, 치토세에서는 시골 아니 산속의 맛을 느끼며 달릴 수 있었고, 달리미들의 복장이나 분위기도 동경과는 전혀 다른 소박함과 순박함 그 자체였다.

33킬로 부터는 아스팔트를 달렸고, 약간은 오르막도 있었지만 그정도는 애교(?)로 봐 줄 만큼의 어려움이었고, 작은 강가를 끼고 달리는 코스에서는 캠핑나온 일본인들이 고기굽는 냄새때문에 조금은 배가 고팠지만, 딜리고 달려 골인하니 3시간 32분~3시간 33분!!!

옷을 갈아입고는, 홋카이도의 명물이라고 하는 고구마보다 더 맛있는 감자를 먹고는 호텔로...

저녁엔 홋카이도의 명물인 홋카이도 미소라면(된장맛)을 먹어야겠다.

몸은 많이 피곤하고, 여기저기 안좋은 곳도 있지만,
음이온을 팍팍 내뿜어준 숲의 요정들과 친교를 나누었으니, 오늘은 푹자야겠다.

그리고... 내일은 동경으로~~~

대회일 아침, 전철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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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 개인 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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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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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후 받은 홋카이도감자(무진장 맛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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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세달사님의 댓글

세달사 작성일

박흠철 선생님 치토세 마라톤 여행의 생생한 후기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중국 단동에서 압록강 마라톤 대회를 잘 마쳤습니다.^^

사진속의 주로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멋진 광경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내년에는 저도 그 무진장 맛있는 감자를 먹어봤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즐런하셔서 어느 대회에서든 뵙게 되길 바랍니다

세달사님의 댓글

세달사 작성일

러닝라이프에 나온 글도 잘 읽었습니다. 좀더 님을 이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