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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 마라톤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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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길용 댓글 0건 조회 10,878회 작성일 09-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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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길용
참가대회 : 113회 보스톤 마라톤 대회
배번 : 19685
코스 : 풀코스
시간 : 4시간 26분
내 나이 예순셋, 달리기 6년, 독립군, 중랑천을 즐겨달리는 달림이 중 한사람.
언제인가는 꼭 한번 참가해 보고 싶었던 대회 이름 보스톤 마라톤 .
모든 달림이들의 꿈이 아닐런지
여느 대회에 참가해 보스톤 마라톤 유니폼을 입은 주자 모습만 봐도 대단해 보이던 대회
그 꿈이 현실이 되는 2009년 113회 보스톤 마라톤 대회.
환율문제 불경기 등 참가 얘기 자체가 부담이 되는 2009년 경제, 그러나 전년도 예약 관계로 큰 맘먹고 출발하기로 하였다
또한 한 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참가자격이 될 때 실행에 옮기기로 작정한 이상 미룰 필요는 없었던것 같다
2009년 4월 17일 여행사(에스엔비투어)의 배려로 외국항공기 이용을 신청한 나에게도 국적기를 타고 참가할수 있는 행운이 주어져, 아시아나항공기를 이용 뉴욕 공항을 향하여 달리는 비행기는 그리도 느리게 느껴 지는지, 10여시간이 지나 앞 좌석 모니터를 보니 미국 상공을 지나고 있다.
이제 다 오나 보다 생각 했으나 미국이라는 나라가 넓기는 너른 모양이다.
미국 상공 서부에서 동부까지 가는 데만 5시간 정도나 걸리니
드디어 뉴욕공항 도착 뉴욕공항 입국이 까다롭다는데 걱정스럽다.
영어 한마디 못 하는 나로서는 당연한 생각이다.
잘 안통하면 에스엔비투에 권은현 실장 부르지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편하다.
입국심사대 내 차례가 되었다.
여권과 서류에 보너스로 보스톤 마라톤 참가 기념품 교환권을 같이 제출하니, 쳐다보더니 엄지 손가락을 펴보이며 “굿” 한다.
그 얘기는 알아 듣겠다.
그 뒤는 일사천리다. 지문체취 등을 직접 도와 주며 싱글 벙글이다.
역시 보스톤 마라톤은 명성 만큼이나 위력적이란 생각을 해본다.
같이 한 일행들도 “보스톤 마라톤” 한마디에 일사천리다.
공항을 나와 멋진 버스를 이용해 차창 밖의 야경을 구경하며 숙소행.
다음날 스케줄에 따라 뉴욕 관광을 마치고 버스로 보스톤을 향하는데, 지도에 보니 가까워 보이는데 5시간이 다 걸린다.
서울은 개나리 진달래는 지고 나뭇잎이 푸른 숲으로 바뀌어 가는데, 보스톤은 이제 목련꽃이 피어나고 개나리가 피어 있다.
이국 머나먼 곳인데 풀이나 나무, 돌 까지도 한국과 너무나 흡사하다.
보스톤 도착. 미국에서의 두 번째 밤 인데도 밤에 도통 잠이 오지 않으니 선배들에게 귀 동냥으로 들은 대로 준비한 수면제에다 여행사 측에서 준비한 잠 오는 약을 먹고 자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깬다.
기상과 동시 일행들과 같이 숙소 주변 조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다들 기록이 있는 주자 답다. 잘 들 달리고 즐기는 모습들이다.
에스엔비투어의 양이사님 권실장은 그틈에도 기념사진 촬영이 한창이다.
오전 버스를 이용 마라톤 엑스포장을 찾았다.
버스에서 내려 보니 모두들 한곳을 향해 가고 있다.
마라톤 기념품을 수령하고 또한 기념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엑스포장에 도착 가지고 간 교환권을 내밀고 나에게 맞는 옷을 수령하고 기념품이나 한 두가지 구매하려는데 사람들 등쌀에 밀려 나간다.
내가 잘못하여 앞사람 발을 밟았다. 따지면 어쩌나 했는데 도려 미안하단다.
역시 선진국 국민 답다.
우리 옷은 95, 100등 호칭이 몸에 베어있는데 이곳 사이즈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
대략 옷에 몸을 맞추고 옆을 보니 눈이 휘둥그레진다.
공짜로 맛보는 코스가 많다.
같이 간 유선생님과 함께 주는 곳마다 들려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다 받아먹고 가지고 간 가방에 주어 담다 보니 배속도 미식 미식하고 거북 스럽다.
우리 음식과는 조금 다른 맛 때문인듯 하다.
그 넒은 엑스포장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나오니 아직도 사람들의 행렬은 끝이 없다.
대단하다는 말외에 다른 할말이 없다.
오후 하버드 앰아이티 대학 등을 구경하고 숙소에 들려 전날과 동일한 방법으로 잠을 청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이국땅 주최측에서 준비한 찹쌀밥을 맛있게 먹고 마라톤 준비를 한다.
중요한 배번호와 옷, 신발, 악세사리 반지 등 우리 버스는 시원스레 집결지를 향해 잘 달려가는데, 중간 중간 마주치는 노란 스쿨버스가 자주 보인다.
주자들을 집결지까지 이동시키는 차량 이란다.
집결지에 도착해보니 날씨가 너무 춥다. 바람도 많이 불고 먼저 도착한 사람들을 보니, 담요를 뒤집어 쓴 사람, 비닐을 걸친 사람, 천막 속에 있는 사람.. 집결지도 구경거리다.
먹을 것도 흔하다.
커피며 물이며 음료수며.. 서울에서 갈 때 일회용 우의와 목장갑 마스크를 준비하길 잘했다고 생각이 든다.
우리 대회장에서 흔이 보는 화장실처럼 간이 화장실이 많이 설치 되어 있다.
그런데도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다.
화잘실의 내부를 보니 너무 깨끗하다.
집결지에서 출발지점까지도 한참을 걸어서 간다.
추운날씨에도 동네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우리 같으면 장사하는 분들도 보일텐데 없다. 거리 중간에 있는 상가도 문이 닫혀 있다.
유리창을 보니 매직펜으로 마라톤 관계로 쉰단다.
출발지점 목 좋은 가게 오늘이 장날일 텐데, 드디어 엘리트 선수들이 출발하고 1그룹이 순서대로 출발하고, 드디어 마지막 우리 2그룹의 차례가 왔다.
1천명씩 구역을 정해 그곳에서만 출발할 수 있다.
나는 잘 달리지 못해도 이국땅까지 와서 부상이라도 당하면 어쩌랴 싶어, 같이한 유선생님과 함께 천천히 즐기면서 달리기로 하고, 한구역 뒤인 유선생님 구역에서 출발하기로 하고 그 지역으로 가니 앞으로 가란다. 함께하는 일행과 같이 번호표를 보여 주니 오케이다.
내 기록이 3시간 50분대이나 유선생님과는 5시간안에만 들어오기로 하고 출발한다.
유선생님에게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 한발 뒤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난감한 일이 출발 후 바로 생겼다. 같이 뛰기로 한 유선생님이 안보인다.
주자들이 몰려 나가는데 웬 키들이 그리도 큰지, 작은 내앞에 보이는 건 서양사람 머리뿐이다, 천천히 가면서 보면 만나 지겠지 생각하고 도로 가운데로만 간다,
이러다가 하이 파이브도 못해보는 건 아닌지 생각하고 달리는데 앞에 시야가 트인다.
보스톤 인구가 약 70만명이라는데 출발지역부터 주민들이 많이 보인다.
손에는 먹기 좋을만큼씩 자른 오렌지를 들고, 혹은 물을 혹은 맥주를 어떤 사람은 게토레이를 들고, 과자를 든 사람 등, 자기거 좀 먹어주라고 사정하는거 같다.
또 손을 내밀어 하이파이브를 원하는 남,녀,노,소,등. 5키로미터 10키로미터를 가도 유선생님은 안보인다. 어쩔수 없다. 이 많은 주자들 속에서 요행이나 바라자.
옆을 보니 눈물이 핑 돈다. 장애인들이 휠체어에 담요를 뒤집어 쓰고 손을 내밀고 있는게 보이지 않은가. 얼른 그 쪽으로 가서 손뼉을 부딪히고 달린다.
경노당 어르신들로 보이는 분들도 보이고 마당에서 바베큐를 해 먹으며 응원하는 사람들 다시 한번 보스톤의 명성을 느낀다. 하프지점을 앞 둔 지점에선 또 놀랜다.
무슨 사고가 터진 모양이다. 벌떼가 몰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가면 갈수록 소리가 커진다.
예슬리 여자대학 학생들의 응원소리다.
가까이 가니 발광한다고 하면 실례가 되겠지만 아무튼 대단하다.
그중에 한국학생도 보인다. 한글로 뽀뽀해 주세요 하고 적힌 피켓이 보인다. 얼른 가서 인사하고 남대문에서 악세사리 공장하던 친구가 준 반지를 꺼내 나누어 주니 너무 좋아한다.
이번 마라톤을 참가하면서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많이 느꼈다.
주로 중간 중간에서 내 가슴에 붙은 태극기를 보며 코리아를 연호하는 시민들이 너무 많았으며, 중간 중간에서는 대~ 한~ 민~ 국~ 을 외치는 교포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내 생전 이 많은 사람들과 손뼉을 마주쳐 보기는 처음이다. 줄잡아 수천명쯤은 넘을거 같다. 나중엔 손바닥이 벌겋고 아프다.
어린아이가 무슨 오징어 포 자른거와 비슷한 걸 들고 애처로이 바라보아 마지못해 받아 먹었다.
그런데 그 맛이 보통이 아니다. 다음에는 여러 곳에서 받아 먹다보니 배도 부르고 고생이다.
그나저나 힘이 들어 조금 천천히 가고 싶은데 길가에 보는 사람이 하도 많다보니 그럴수도 없다.
물과 음료수 오렌지 등을 너무 먹었나 보다. 국내에서 달릴 때는 지금까지 주로에서 소변 생각이 없었는데 큰일이다.
그런데 어느 한적한 곳에 오니 사람들이 한쪽으로 한, 두명씩 빠진다. 화장실이 있나보다 하고 나도 따라가는데 노상방뇨다. 이거 걸리면 경범죄로 끌려 가는건 아닐지.. 그런데 여자들도 옆으로 빠져 내려간다. 나도 용기를 내여 실례, 가벼운 몸으로 달린다.
보스톤 마라톤 코스 그리 넒은 도로는 아니나 42키로 전체에 주자가 아니면 주로에 들어올 수가 없다. 자원봉사자와 경찰들의 완벽한 통제다.
골인 지점에 다가와도 그리 힘든지 모르겠다. 주민들과 즐기다 보니 도착 지점이 다가온 것이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주로에 응원 나온 숫자가 어림잡아 50만명 이란다.
골인 지점은 조그마한 야외 체육관 같다. 입장을 할려면 입장권을 끓어야 하고 경쟁도 심하단다.
우리를 인솔한 여행사 사람도 들어올 수 없어 펜스 밖에서 기념촬영을 해준다.
아쉽다. 꼴인지점 우리가 찍은 사진 한 장쯤 있어야 하는데 주최측의 사진은 값이 보통이 아니다.
골인 후 기념 메달을 받고 그 유명한 은색 방풍 비닐을 걸치고 우리 일행들이 기다리는 곳에서 아쉽지만 기념 촬영.
미안하다. 같이 간 가족과 에스엔비투어의 양이사, 권 실장님 뛸 때는 몰랐는데 도착해 보니 날씨가 보통 추위가 아니다.
이 추위에 응원하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리며 수고 하셨으니. 나는 생각한다. 완벽한 진행 마라톤도 이렇게 즐겁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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