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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마라톤≠삭막 마라톤…23일 칠레 아타카마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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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달사 댓글 0건 조회 12,851회 작성일 06-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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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마라톤≠삭막 마라톤…23일 칠레 아타카마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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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진 모래와 타오르는 태양. 믿을 것은 두 발과 하루 10L의 생명수뿐. 하지만 사막 마라토너들은 완주 후의 쾌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 제공 runxrun
《사막을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왜 하필 사막일까.

밤하늘의 쏟아질 듯한 별들…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속살…

돌아올 마음이 없어진다. 사막은 삭막하지 않다.》

유치환은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가자”고 노래했다(생명의 서·1947년).

열사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 23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마라톤대회’는 참가자들이 음식과 장비를 넣은 배낭을 메고 7일 동안 250km를 달리는 서바이벌 대회다. 국내에서도 12명이 참가한다.

무엇이 이들을 사막으로 이끌까.

● 사막이 즐겁다

이동욱(48) 씨는 정동회계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중견 회계사다.

4년째 마라톤을 하고 있는 그의 풀코스 최고기록은 4시간 4분. ‘Sub4’(4시간 미만 풀코스 완주)가 꿈이었다.

그러나 그는 점점 기록에만 집착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꿈을 바꿨다.

100km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사하라 사막마라톤을 완주했다. 최종 목표지는 스핑크스였다.

“마지막 날 멀리 스핑크스가 머리부터 보이기 시작하는데. 아, 그 감격은 말로 다 못하지요.”

이 씨는 “사막 한복판에서 쏟아질 듯 하늘 가득한 별을 보며 너무 행복해 계속 그곳에서 살고 싶었다”고 말한다.

● 자신을 이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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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하다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을 마라톤으로 건너겠다는 사람들. 왼쪽부터 소아과 전문의 최명재, 안무가 강수동, 회계사 이동욱, 사막마라톤 에이전트 유지성 씨. 박경모 기자

강수동(32) 씨는 경력 13년의 중견 안무가다. 거북이, Ref 등 인기가수들의 안무를 지도한다.

등산을 즐기는 그는 “요즘 젊은이들은 인터넷이나 하면서 뭐든 쉽게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나 자신과 싸워 이겨 훨씬 넓어진 스스로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사막마라톤 전문가 유지성 (36) 씨는 말한다.

“초반엔 대부분 ‘왜 이 고생을 사서 하지’ 하면서 후회를 하죠. 그런데 며칠 지나면 돌아가기 싫어할 정도로 행복해합니다. 인간의 적응력은 놀랍습니다.”

● 아름다움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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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과 과장 최명재(48) 교수는 알래스카 빙하를 카약으로 건너고 틈만 나면 힙합댄스를 추는 괴짜 의사다. 킬리만자로 산, 사하라 사막 등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면서 쾌감을 느낀다.

20대보다도 젊게 사는 최 교수는 180cm, 80kg의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100kg이 넘는 거구에 각종 성인병에 시달렸다.

산에 갔다 금방 지쳐서 배낭을 부인에게 맡기고 기어 가다가 ‘여자에게 짐을 들게 한다’는 수모를 당한 뒤 운동을 시작했다.

1년 반 만에 체중을 17kg 줄였고 5년 전부터 시작한 마라톤은 1년에 3, 4번 풀코스를 뛴다.

최 교수가 아타카마를 가기로 결심한 것은 ‘가보기 전엔 죽지 마라’라는 책을 읽고 나서.

“아타카마는 그냥 사막과 달라요. 정말 환상적인 색채의 향연이더라고요.”

그는 “문명 세계와 단절된 자연의 속살까지 제 발로 뛴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고 말한다.

● 겁먹지 말고 즐겨라

경험자들은 “사막마라톤이 알려진 것처럼 극단적으로 힘들지는 않다.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

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능력껏 뛰다 걷다 하면서 즐기라는 것.

사막마라톤을 6회 완주한 유지성 씨는 “개인 능력이 50%, 장비 20%, 정신력이 30%”라며 “등산 트레킹 등으

로 평소에 체력을 쌓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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