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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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7일 제121회 보스톤마라톤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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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갑주 댓글 1건 조회 12,770회 작성일 17-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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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마라톤 일기

1년 전의 설레임이 되살아난 듯 벚꽃 흩날리는 4월 14일의 이름 아침...
공항도착... 탑승을 기다리며 보스톤마라톤 준비했던 첫 마음을 되새겨본다.
꽃비에 젖은 듯 꿈을 꾸듯 떠나는 보스톤, 드디어 출발~
 
탑승구 대기중 가족들과 함께온 분들이 많아서  가족과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벌써 찾아온다.
무엇을 얻고 올 수 있을지? 하는 생각과 함께 쉽지 않은 결정을 해준 와이프와 아빠없는 6일을 지내야 할
정원이를 생각한다.
 
다시 4월 14일 11시20분 뉴욕 JFK 공항 도착...
입국심사 2시간! 처음 오신 분들에 대한 입국수속을 세세한 설명 부족으로 시간지체!
뉴욕의 처음은 기다림으로 시작 기다림으로 끝난 듯 하다.
뉴욕의 상징인 맨하탄 도착!
유람선으로 맨하탄의 풍경과 자유의 여신상, 브룩클린브리지 바라보며 미국의 역사와 자본주의,
영화 "Last exit to Brooklyn" 등을 생각해본다.
그리고 기다림과 줄서기는 이런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저녁때가 다가오는 시각 부활절 연휴와 겹쳐 많은 인파가 몰린 탓인지 엄청난 줄서기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 정도로 지치게 만들었다.
올라서  바라본 풍경은 괜찮았지만, 맨하탄 거리를 걸어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둘째날...드디어 보스턴으로 출발!
뉴욕에서 버스로 보스턴까지는 4시간 소요.
찰스강과 어우러진 전원적인 풍경은 뉴욕과는 정반대의 편안한 느낌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바로 엑스포장으로 이동~
엑스포...첫 경험은 늘 설레임을 주는 듯 하다.
입구부터 어제 줄서기의 악몽이 시작되는 듯 엄청난 인파로 줄서기 시작!!
어수선한 듯 보이지만 흐트러지지 않는 줄서기의 진풍경과 함께 배번호를 받을 때의 흥분됨을 잊을 수가 없다. 배번호 받고 반대편 커다란 홀로 들어가 티셔츠 사이즈별로 구분되어 있는 곳에서 기념품과 설명서를 받는다.
엑스포장은 우리나라 패밀리세일 절정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다.
아디다시매장이 가장 넓은데도 발디딜 틈이 없어 기념자켓만 사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보스턴에 입성했다는 흥분과 정신없던 엑스포장으로 인해 보스톤 전체가 들썩이는 분위기였다^^*
엑스포는 금, 토, 일 3일에 걸쳐서 진행된다.
 
셋째날 식사전 30분의 조깅으로 아침을 연다.
식사 후 셔틀버스 타는 곳, 대회출발지, 출발 후 5km 정도 구간을
버스로 이동하면서 설명과 함께 눈으로 답사~
 
오늘 일정은 하버드대학과 MIT.
학생들보다 관광객이 더 많았지만, 휴일 아침의 캠퍼스는 붉은 벽돌건물들과
잔디밭이 잘 어우러져 오랜 전통의 깊이가 느껴졌다.
오래된 곳들의 힘과 장중함이 묻어나는 캠퍼스...졸업사진 찍는 장소와 설립자 존 하버드의 동상,
법대를 돌아보고 다시 돌아나오는 길 잔디밭에 엎드려 책읽는 학생들 모습이 보이는데
그 옆에서 같이 책읽고 싶은 분위기^^*
MIT로 이동...교실들을 잠깐 둘러보고 이곳에서도 역시 졸업사진 찍은 장소를 가본다.
두 대학 모두 졸업사진 찍는 장소가 가장 인상적인 곳이었다.
둘러싸고 있는 건물에는 패러데이, 라부아지에등 과학자의 이름이 크게 새겨져 있어 과학을
전공하고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이름을 새기고픈 마음이 생길 듯 하다.
옆건물엔 우주항공공학 발전에 큰 공헌을 한 구겐하임의 이름을 딴 연구소건물도 있다.
 
점심식사를 위해 메사추세츠 주청사가 있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Quicy market에서
저렴한 랍스터로 해결하고 이후 2시간여의 자유시간..
공원에서 길거리공연등을 보며 할일없이 보냈는데, 찰스강변 산책이나 adidas runbase 매장이나
뉴밸런스 매장을 돌아봤다면 좋았을 듯 하다.
아니면 9:30분에 도착지 주변을 달리는 5km 대회가 있는데, 오전에 대회 참가 후
오후에 하버드, MIT 를 돌아보는 일정으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다시 출발지 근처에 있는 호텔로 이동...중간에 한식뷔페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이동중 잠깐의 졸음 그리고 호텔에 도착 후 샤워 후 1시간의 꿀잠을 잤다.
하지만 그 꿀잠의 대가로 밤새 한 잠도 못자  걱정만 한 가득인 채 날이 밝았다.
 
6시 기상, 7시 호텔조식에 따로 준비해준 찰밥으로 든든하게 하고 8시 출발지로 이동!!
버스가 내린 곳은 준비장소까지 갈 수 있는 셔틀버스를 타는 곳.
멀리 한국에서 왔다고 셔틀버스 바로 옆에서 하차할 수 있게 배려해줘 너무 고마웠다^^*
간단한 검색을 마치고, 6km 정도 떨어진 ahletes` village 까지 노란색 스쿨버스로 이동~
메사추세츠 지역 스쿨버스는 다 모인 듯 엄청나게 많은 스쿨버스가 동원됐다!!
보스턴마라톤은 "no bags" 정책으로 출발지에 짐을 맡기지 않고 도착지에 짐을 맡겨야한다.
동마처럼 택배이동서비스는 없다.
셔틀버스 탈 때부터는 파워젤, 물, 폰케이스, 작은 허리벨트 정도만 가져갈 수 있다.
우리는 버스에 짐을 맡겨놨지만 다른 참가자들은 많이 불편할 듯 하다.
드디어 Hopkinton athletes` village에 도착!!
엄청난 인파들이 모여있는 잔디밭엔 작은 돗자리를 깔고 누워 마사지나 스트레칭으로 대회 준비중.
운동장 가운데에 설치되 있는 엄청나게 큰 천막안에는 햇살을 피하려는 주자들이 있고,
한쪽에는 사과, 바나나, 커피, 빵을 원하는 대로 먹을 수 있게 준비해뒀다.
공식음료인 게토레이에서는 파워젤 두배크기 정도되는 음료준비, 물론 컵으로도 충분히 섭취가능~
위쪽으로 가보니 한 개의 운동장이 더 있고 그만한 인파가 또 몰려있음!!
화장실을 가려고 줄을 서는데 화장실 갯수에 입이 쩍~
운동장 한쪽면이 처음부터 끝까지 간이화장실 벽을 만들어놨다.
화장실 5m 정도 떨어져 줄을 서는데 한 줄에 다섯 개 정도의 화장실을 순서대로 사용한다.
남여공용으로 냄새도 안나고 참 대단했다^^*
 
드디어 출발선으로 이동!!!
출발그룹을 설명하자면 크게 네 그룹으로 분류한다.
1,2,3,4 wave 로 분류 후 각 wave 마다 8개의 corrals 로 분류한 후
1wave의 1&2 corrals, 1wave의 3&4corrals 순으로 출발한다.
출발선 입장도 똑같은 순서로 시간대별로 입장한다.
출발대기하는 곳인 athletes` village 에서서 각 wave의 두 개의 corral 별로 이동하는 시간을 지정해서 3만명이 넘는 인원에도 전혀 복잡하지 않았다.
Athletes` village에서 startline 까지는 5~600m 정도 거리인데 걸어서 천천히 이동한다.
옷 기부 받는 곳도 계속 있고, 자동 free suncream 기계도 있어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출발선 전에 간이화장실이 크게 있어 화장실문제는 전혀 발생하지 않을 듯 하고 주로에서도 2개에서 5~6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나는 2wave에서 2corrall로 10시 25분 출발!
개나리가 피어있어 주변 풍경인데 봄인데 햇살은 강하고 기온은 20도가 넘고, 잠도 못 잔 상태여서 힘든 레이스가 예상됐다.
핸펀을 들고 뛰면서 응원하는 사람들과 사진도 찍고 주로 풍경도 담으려는 생각은 5km를 지나면서부터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힘들거라 예상은 했지만 너무 일찍 찾아온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의 힘듦에 눈으로만 즐기자는 마음으로 핸펀은 허리벨트에 집어넣어버렸다!
초반이 내리막길 오버페이스도 힘듦을 거든 듯 하다. 다시 페이스를 5분 초반대로 늦춰서 달리기 시작하니 주변도 눈에 들어오고 허벅지, 종아리 통증은 버틸만 했다.

보스톤마라톤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주로 초반부터 시작된 아이들, 주민들의 응원과 하이파이브를 위해 내밀어준 손이었다. 골인지점까지 이어져 끝까지 걷지 않고 달리게 하는 힘이 하이파이브에서 나온 듯 하다...20km 조금 지나면 wellesley 여자대학 학생들의 “kiss me”손팻말도 큰 자극제가 됐다. 젊음의 에너지를 만끽할 수 있어 파워젤보다 더 힘이 됐고, 다 키스해주고 싶었지만 한 명하고만 살짝 볼키스^^*
응원하는 분들도 그렇지만 런너들도 젊은 여자분들이 정말 많았다. 남녀비율은 거의 1:1 인 듯 하다.
Wellesley 여대 지나 다시 허벅지와 허리가 불편해 2~3km 마다 휴식ㅜ.ㅜ
30km 지점에 가장 난코스인 heartbreak hill...중간 중간 작은 언덕들이 있어 힘들었지만, 정말 걷는 것보다 느리게 오른 듯 하다.
휴~~겨우 올라와 보니 다시 내리막이 시작되 숨을 가다듬어 보려는데, 이번 대회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던 보스턴칼리지 학생들의 응원!!!
4~500m 내리막길에 거의 모든 학생들과 하이파이브 한 듯하다^^*
이후 주변의 낮고 고풍스런 건물들이 있는 거리를 계속 달린다...응원은 계속되고 배는 고파와 하이파이브 할 힘도 없어져 주민들이 나눠주는 오렌지와 물로 배를 채운다.
주로에서 파워젤(cliff 라는 상표) 주는 곳이 세 곳 있었는데, 너무 질어서 달리면서 먹기엔 안좋아 살짝 먹어 본 후에는 버렸다.
배 채울 생각만으로 피시쉬라인까지 쉬지않고 조깅하 듯 달렸다. 우회전...좌회전...그리고 드디어 눈에 들어오는 피니쉬라인...피니쉬라인 배경으로 셀카 찍으려는데 땀과 습기로 핸펀은 엉망...응원하는 사람한테 부탁했으면 되는데 골인한 후 생각남~
바닥에 finish 라고 써 있는 곳에서 런너들 사진을 찍는다해서 힘차게 한 손을 들고 골인!!
3시간 48분...생각보다 빨리 들어왔다.
“Congrtulations!”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느낌을 받은 말을 들으면서 자원봉사들이 걸어주는 묵직한 완주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주로에서 힘듦은 어디로 갔는지 이곳까지 올 수 있었음에 대한 행복함과 뿌듯함으로 가득했다.
비닐담요로 보온하고 계속 걸어가면서 파워젤, 사과도 받고 비닐에 담긴 음료랑 빵도 받아가며 먹어가며 모두에게 “Congrtulations!”

룸메이트였던 이선배님은 예상시간보다 훨씬 늦은 시간에 도착...배탈이 나 화장실도 가고 토하기도 해서 많이 지체됐다고 하며, 10년 마라톤 뛰면서 가장 힘들게 뛰었다며 많이 지쳐 보였다.
대회 후 후발주자들 올때까지 시내 돌면서 Samuel Adams 맥주를 마실 계획은 취소.
술은 편의점에서 판매하지 않아 가이드님께 문의해 주류판매점에서 Samuel Adams 맥주 6병 구입하여 버스에서 살짝 한 병만^^*

호텔로 돌아와 간단한 완주파티 후 룸메이트 선배님과 남은 맥주 마시며 대회 리뷰...
더운 날씨만 빼놓고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기쁨을 준 대회였다...
보스톤칼리지 학생들과의 하이파이브 퍼레이드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이었다.

4월 18일 아침...5시 30분 기상, 6시 30분 호텔 조식 후 5박6일 팀은 뉴욕으로 출발!
교통체증이 예상되 일찍 출발...9박 10일 팀은 캐나다 퀘벡으로~~
4시간 조금 넘는 거리를 쉬지 않고 논스톱으로 고고~
JFK 공항 가는 길에 30여 년간 뉴욕, 워싱턴 관광가이드 일을 하신 베테랑가이드님과 함께
짧은 시간 개인적인 미국정착에 대한 얘기와 미국독립의 역사, 영토 확장 그리고
사회복지제도 관련 사회시스템에 대한 강의 들었다^^
연세가 있어서인지 노인복지에 관심이 많으셨는데 미국은 사회복지가 아주 부자가 아니며
노인들의 사회복지는 평등한 수준이며, 우리나라처럼 쪽방촌의 고독사나 노인관련문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어떤 시설을 이용하든 공짜는 없다. 연금 등 수입과 비례해서 조금이라도
비용을 지불하여 혜택도 주지만 책임도 갖고 아껴쓰게 하고, 쓸데없이 쓰지 않게 함.
어렸을 때부터 약자를 돕는 문화를 배우게 하고,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데 새로 짓는 것보다
유지(maintenance)를 잘 해 오래 사용하게 한다.
기본적으로 신용사회 – 금융실명이 잘 되 있고, 사회제도의 system 이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말란 것도 많고 제재도 많지만 질서유지를 위한 것이고 책임과 권리를 항상 같이 부여함으로서 130개 인종이 살지만 system의 힘으로 어우러지는 나라!
그리고 공부하면 한만큼 올라갈 수 있는 나라...공부가 곧 돈이다^^
좋은 점만 따지면 그렇단다^^*

4월 19일 수 오후 5시 5박6의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 도착!
약간은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에 아직 지지않은 벚꽃에서 봄이 아직 남아있음을 느낌...
산은 온통 초록의 향연...
어느 대회에서 만날지로 안부를 전하며 짧은 기간 같이했던 분들에게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며 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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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세영님의 댓글

이세영 작성일

안녕하세요! 최갑주님! 자세하고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제121회 보스턴마라톤으로 맺어진 소중한 인연, 영원히 이어가시길 소망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