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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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사이판 마라톤 대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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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마산 댓글 0건 조회 7,372회 작성일 06-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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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마라톤 대회 후기.



새벽 2시 20분에 잠에서 일어나 마라톤 복으로 갈아입고 대회장

으로 갔다. 호텔에서 메모리얼 파크의 대회장까지는 1km 정도.

참가자 명단에서 내 이름을 찾아 서명을 하고 팔과 다리에 152

라는 숫자를 새기는 것으로 출발 준비를 마쳤다.


날씨는 염려했던 것보다는 오히려 덥지 않았다. 간간히 해풍이

불어 시원한 느낌을 들게 했고 컴컴한 밤이라서 그런지 날씨

보다는 주로에 대한 걱정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그래도 현재의
온도는 27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외국에서 온 대부분의 주자들은 윗옷을 벗고 번호표를 팬티에

달고 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그렇게 할까 하다가 익숙

치가 않아서 그대로 달리기로 했다.


정각 3시 30분 나팔소리와 함께 사이판 마라톤 대회가 시작이

되었다. 풀코스 참가인원은 대략 60여명 그리 많지 않은 숫자이다.


그 중 몇 명을 제외하곤 모두 외국에서 온 러너들이다. 창환형님의

말을 빌자면 대부분 마라톤을 즐기러 온 분들이기에 실력이 뛰어난

분들이 없다고 했다. 한 미국인 스미스란 분을 가리키며 저 친구가

제일 잘 달릴 것 같으니 초반에 뒤따라 가다가 30km쯤에서 승부를

겨뤄보라고 했다.


500미터를 달려가니 대열이 정렬이 되는 듯 보였다. 제일 앞에

스미스가 달리고 그리고 소나무님과 내가 그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달리고, 그리고 내 뒤로 많은 러너들이 뒤따르고 있었다.


윙비치 쪽을 향하여 달리는 북쪽 코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오르막이

많았다. 경사는 그렇게 가파르지 않았으나 긴 경사도가 계속되다

보니 상당한 피로가 쌓이는 것 같았다. 그래도 초반이라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 밤중, 인적이 드문 낯선 이국땅, 길을 따라 달리는 러너의 모습.

저절로 황홀감에 도취되는 레이tm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르고 그 땀을 식힐 수가

없어 윗옷을 벗어 허리춤에 매달고 달렸다.


함께 달리는 소나무님은 그다지 땀을 흘리지 않는 것 같았다.

호흡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을 보니 레이스도 편하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소나무님과 함께 발을 맞추어 달려갔다.

7km쯤 지났을 때 앞에 달리던 스미스의 모습은 어둠에 가려 보이지

않고 경찰차량의 불빛만 먼 곳에서 반짝 거려 상당한 거리차가

있음이 느껴졌다.


급수는 대략 2km마다 설치되어 있는 듯 했다. 그러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게 아니라 각 호텔이나 주요한 건물이 있는 곳에서 그곳에 종

사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봉사하고 있었다.


반환점 10.6km를 돌면서 시계의 버튼을 누르고 시간을 보려니 어두

어서 잘 보이지가 않았다. 대략 4분 40초 페이스정도로 달렸기 때문에

약 50분 정도가 체크되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반환하며 스미스와 거리를 보니 대략 500미터쯤 거리차가 났다.

그가 후반에 페이스가 저하되지 않으면 추월은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줄곧 꾸준히 달리게 되면 좋은 결과를 얻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환하니 바람이 등 뒤에서 불어 갑자기 너무 덥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21km를 달릴 것을 생각하니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땀을

적게 흘리기 위해 페이스를 줄여서 달렸다. 그러나 여전히 소나무님은

땀을 별로 흘리지 않고 일정한 페이스로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래도 올 때와 반대로 돌아가는 길은 내리막길이 많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발지인 메모리얼 파크를 통과하면서 시계의 버튼을

누르고 다시 남쪽을 향하여 힘차게 달려갔다. 이제 남은 거리는 21km.


북쪽과는 달리 남쪽도로는 평탄하고 일직선도로가 많았다. 그래도 한

밤중이라 먼 곳까지는 볼 수 없었다.


간간히 지나가는 몇 대의 차량. 그리고 급수 대 자원 봉사자들의

응원소리, 어둠속에 펼쳐진 도로로 낯선 이방인이 달리고, 그 어둠

속에서 파도 소리와 야자수 나무를 스치는 바람소리와 그리고

밝게 빛나는 별빛과 달빛을 온몸에 받으며 힘차게 달리는 느낌.

그 기분........ 잠시 상념에 젖어보기도 하고 또 황홀감에 젖어보기도

한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반환점이 보이고 제일 먼저 스미스가

반환점을 돌아오고......... 벌써 나와는 3km 정도의 거리차가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200여 미터를 앞서 소나무님이 반환점을 돌아

왔다. 그리고 나도 힘차게 반환을 했다. 이제 남은 거리는 10.5km.


이제는 바람도 앞에서 불고 거리도 얼마 남지 않고 해서 속도를 조금

올려 힘차게 달리기로 했다. 자세도 올바르게 취하고 팔도 힘차게

흔들면서 한발 한발 최선을 다해 달려갔다.


그러나 속도는 의지만큼 오르지 않고 앞서간 소나무님과의

거리는 계속 벌어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꾸준히 달리기를 이어갔다.

거리표시가 되어있지 않아 거리를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급수대를

기준삼아 1개에 2km정도라고 생각하면 대충 맞을 것 같아 급수대를

통과할 때마다 남은 거리를 생각하며 정신력을 고취시켰다.


멀리 어둠속으로 마나가하섬이 보여 대략 3km정도 남았다고 생각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상당한 착오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5km를 남겨둔 지점부터 탈수증상으로 인해 지쳐서 페이스가 조금씩

느려지기 시작했다. 정신력을 가다듬으며 꾸준한 속도로 달리기로

했다.


2km쯤 남은 지점에서 발자국소리가 들려 옆을 보니 창환 형님이

달려오고 있었다. 힘찬 모습이 너무 부러워 보였다. 함께 달리려고

하는 걸 먼저 가시라고 하고 뒤쫓아 가려는데 거리는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멀리 골인 점 아치가 보인다. 힘든 레이스 과정이 끝난다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도 들고, 그래서 골인 점에서 기다릴 회원들을 생각하며

몸은 지쳤지만 씩씩한 모습으로 열심히 달려갔다. 드디어 골인.

전체 4위, 3시간 32분 28초. 만족할만한 기록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스스로 만족을 했다.


골인하고 나니 속이 좀 울렁거려 잔디밭에 누워 있으니 대회관계자

가 부축을 하여 간이침대로 옮겨준다.


조금 쉬었다가 호텔로 이동을 하여 잠을 조금 자고 일어나니 기운

이 회복이 되는 듯하다. 이렇게 해서 사이판대회를 힘들었지만

즐겁게 마쳤다.


개인적으로 50회 완주라서 오기 전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려고

했는데 완주횟수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무튼 그랬다. 그래도 50회 완주를 사이판에서 하게 되어 영광이고

내 마라톤의 여정에서 오랫동안 좋은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는

생각에 스스로 고무되기도 한다.


마라톤 대회가 끝나고 하얏트 호텔 가든에서 식사를 겸한 시상식을

하였다. 음식도 맛있었고 분위기도 좋았다. 3위를 한 창환형님이

호명될 때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가 The아졌다. 정말 입상을 하시길

잘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1회 대회에서 사이판 현지인의 입상

은 개최한 나라의 체면이기도 하기에 창환형님의 입상은 정말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만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실력으로 당당히

입상을 하셨지만, 처음부터 형님이 입상을 하도록 보조를 했으면

더욱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튼 창환형님의

입상은 현지인들에게 무척 많은 기쁨을 주었고 사이판 마라톤

대회의 발전에도 순기능적인 역할을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간 천클의 소나무님의 입상도 우리 모두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하프와 10km에서 남녀모두 일본인들이 독식을 했기에 풀코스에서

소나무님의 2위 입상은 그나마 대회에 참가한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부각시키는데 큰 역할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후에는 일정에 의하여 사이판의 진주라고 불리는 “마나가하 섬을”

여행했다. 마나가하(=잠시 쉬었다 가는 곳)섬은 둘레가 1.5km정도

되는 조그마한 섬이다. 그러나 투명한 바다와 눈부신 백사장은

신비스런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었다.


다이찌 호텔 앞에서 물안경과 간단한 음료수 먹거리를 준비하여 2개의

보트로 2회에 나누어 섬으로 이동을 하였다. 물살을 힘차게 가르며

달리는 보트의 포말위로 무지개가 피어오르고 에메랄드 빛 바다가

가슴에 안겨든다. 함께 간 회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피어오른다.


섬까지는 보트로 10여분 정도가 걸렸다. 일단 섬에 도착하여 적당한

자리에 돗자리를 펴고 짐을 풀었다. 나무아래에 그늘이 지어 휴식

을 하기에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영복을 갈아입고 물안경을 쓰고 바다를 향해 달려갔다. 창환 형님이

“잠수를 하여 물고기 무리를 보지 못한 사람은 물에서 나오지 마라”

고 하며 준비한 쏘시지를 한통씩 주었다.


과연 TV에서 본 ‘다이버들과 함께 무리지어 다니는 열대어’들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신비스런 물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정말 아름다운 빛깔의 열대어들 한 무리 떼가 내가 들고

있는 소시지를 향해 달려들었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런 멋진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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