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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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아픔과 대륙을 잃어버린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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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종욱 댓글 3건 조회 27,915회 작성일 11-06-02 00:00

본문

*2011년05월29일 일요일 맑음, 착용신발 - 미즈노 웨이브 GL-J, 훈련장소 - 중국단동시압록강변도로,
훈련시간 및 내용 - 오전08시, 풀코스 대회주,

*총 훈련거리 : 42.195km(2:55`17"60)
*스트레칭 및 준비체조 : 20분
*풀코스 대회주 = 2:55`17"60(12위)

@.00km~10km : 38`03"65 - 누적 = 0:38`03"65
@.10km~15km : 19`42"87 - 누적 = 0:57`46"52
@.15km~20km : 19`59"09 - 누적 = 1:17`45"61
@.20km~25km : 20`18"48 - 누적 = 1:38`04"09
@.25km~30km : 21`02"78 - 누적 = 1:59`06"87
@.30km~35km : 22`31"88 - 누적 = 2:21`38"75
@.35km~40km : 23`12"16 - 누적 = 2:44`50"91
@.40km~42.195km : 10`26"69 - 누적 = 2:55`17"60

*스트레칭 및 정리체조 :20분

*훈련 이야기

-이번 압록강 마라톤을 가족과 함께 참가하게 된 동기는 아이들에게
현재의 역사와 과거의 역사를 교육하기 위해서 였다. 아이들이 얼마나
이해를 할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중학교에 진학하여 역사를 배우다보면

분명히 이번 관광의 목적을 이해 할 것이다. 일단 마라톤에 대한 목적
보다는 더 큰 목적이 있었기에 기록에 대한 욕심이 없었던게 사실이다.
그저 대충 달리고 술이나 마시고 아무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며 놀다

돌아오는 그런 여행을 나는 싫어한다. 그래도 서브-3은 해야하기에
기본적인 몸관리와 준비는 하였다. 그렇게 여러가지 목표를 가지고
가족들과 함께 출국을 위해 집을 나선다. 처음에는 버스를 이용하여

인천공항에 가려 했으나 돌아오는 날 버스 시간에 맞추기 어려울 것같아
마님의 의견을 수렴하여 자가용을 이용하여 인천공항으로 갔다. 새로
건설된 인천대교을 건너 빠른 시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SNB투어의

백 철 팀장님과 함께 참가하시는 달림이님들을 만나 출국 준비를 한다.
아이들은 첫 외국 여행에 대한 설레임과 비행기 탑승에 대한 기대감에
마음이 들떠있다. 드디어 출국 심사를 마무리 하고 비행기에 탑승하여

중국 선양으로 갔다. 1시간 20분 정도 비행끝에 선양 공항에 도착하여
입국 심사를 마무리 하고 현지 교포 박가이드님을 만나 버스를 이용하여
단동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버스가 우리나라 80년대 시내버스 수준이다.

승차감도 없고 편안함도 없다. 그렇게 5시간을 달려 대회장소인 단동시에
도착하여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호텔은 그런대로 만족스럽고 특히 압록강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대회 주최측에서 마련해준 만찬으로

저녁 식사를 하는데 중국 특유의 향신료 냄새 때문에 조금도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빵 몇조각 먹고 숙소로 돌아와 압록강의 야경을 감상하며 손에 잡힐듯
가까운 북한의 신의주를 바라본다. 단동 시내의 화려한 불빛과는 대조적으로

어둠에 묻혀있는 신의주의 모습에서 현재 북한의 현실을 알 수 있었다. 정일이
형님이 중국 방문시 기차를 이용하여 건너는 압록강 철교의 야경을 감상하며
힘들고 길었던 하루를 마감한다. 대회준비를 마무리 하고 내일을 위해 꿈나라로..^^

이런저런 상념에 사로잡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아침을 맞이 한다. 05시에
기상하여 한국에서 준비해운 삶은 감자를 먹는다. 아무래도 아침 식사 시간이
어중간하여 완전히 소화를 시키지 못하고 대회를 달려야 할 것같아 감자를

준비했다. 아이들 깨워 아침 식사를 하고 대회준비를 완벽하게 하여 07시에
대회장으로 향한다. 대회장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아직도 조금은 어설픈
느낌이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가볍게 몸을 풀며 다시 호텔로 돌아와 화장실

볼일을 해결한다. 우리나라의 대회장도 화장실이 부족하지만 이곳또한 화장실을
찾을 수가 없고, 또 찾았다해도 돈을 받을지 모르기에 마음편하게 호텔에서
볼일을 해결했다. 마님과 아이들은 4.2km 코스를 걸으며 관광하라고 하고, 난

출발 10분전에 출발선에 섰다. 맨 앞으로 가지 못하고 네번째 줄에서 출발을
기다리는데 내 앞에 북한 여자 선수들의 모습이 보인다. 키가 아주 작고
신발은 찢어지다 못해 너덜너덜한 것을 신고 있는 모습에서 동포애가 살아나며

분단의 아픔을 느끼게한다. 드디어 08시를 조금 넘겨 출발 신호가 떨어지며
모든 코스가 동시에 출발한다. 순식간에 내앞으로 달려나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초반에 분위기에 휩쓸려 달리다보니 약간 오버한 것 같아 3km 지점부터

페이스를 늦춘다. 단동 시내로 잠깐 들어갔다가 나와 압록강 강변을 달린다.
5km 지점에서 급수를 하느라 시간 체크를 못했다. 5km 거리 표지판을 지난
100m 지점에 급수대가 설치되면 좋았을텐데 급수대와 함께 거리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어 급수와 랩체크를 동시에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많은 응원
인파의 모습에서 중국도 많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완벽한 교통 통제로
자동차 매연을 마시지 않아 좋았는데 한가지 아쉬운점은 응원하시는 분들이

담배를 많이 피우고 계셔 담배연기를 마시고 달리느라 기분이 좋지 못했다.
달리는 내내 우측으로 압록강의 모습과 북한의 모습이 들어오고, 좌측으로는
발전해가는 단동시의 모습이 들어 온다. 상반된 모습에 기분이 묘하다.

10km 를 지나며 단동 시내를 벗어나 한적한 길을 달린다. 벌써 하프 선두가
반환하여 힘차게 달리고 있었고, 드디어 함께 참가하신 백 정열형님께서 6위로
달리고 계시다. 중국의 젊은 엘리트 선수들과 경쟁하고 계신 모습을 보니

내마음이 흐뭇하다. 다소 여유있게 달려 왔다는 생각에 본격적인 레이스를
하기 위해 페이스를 올린다. 앞에 달리고 있는 여자 선두 그룹이 북한 선수들
이기에 함께 합류하여 달리면 좋을 것같다. 페이스도 2시간40분대 초반이기에

별 무리가 없을 것이란 생각으로 페이스를 올리는데...ㅠㅠ 헉..13km 지점에서
오른쪽 골반에서 발목까지 전기같은 이상한 신호가 느껴지더니 다리에 힘이
쫙~빠진다. 2008년 후쿠오카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느낌이다. 그당시에는

시간제한이 있어 무리한 레이스를 이어간 결과 부상을 당했었다. 이번 또한
계속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 한다면 똑같은 부상으로 고생 할 것이 뻔하다.
심각한 결정의 기로에 선다. 멈추고 대회를 포기 할 것인지??아니면 부상의

위험을 감수하고 달릴 것인지???페이스를 늦추고 편안하게 달린다. 여러명의
주자들이 추월해 가지만 난 그냥 페이스와 상관없이 달린다. 20km 를 지나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선두 그룹이 지나간다. 케냐 선수4명과 중국선수1명,

일본 선수1명, 그리고 조금 뒤에 북한 남자 선수 2명이 지나간다. 그리고
1명더 지나가고 함께 참가한 신 정식 아우님께서 9위로 지나간다. 서로 힘을
전하고 나도 반환을 한다. 이제 서브-3 완주를 위해 무더운 날씨와 나 자신과의

싸움만 남았다. 오른쪽 다리가 마비되는 느낌과 힘이 하나도 없어 자세가
무너진다. 그래도 걷지만 말자는 마음으로 달린다. 아마도 51번째에서 그동안
이어오던 연속 서브-3의 기록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나를 더욱 힘들게

한다. 계속 페이스는 떨어지고 날씨도 무더워지며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다.
28km 지점에서 걷고 있는 정식 아우님을 발견하고 나도 함께 걷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하지만 참고 한발 한발 앞으로 전진한다. 주변의 경관을 감상하며

다리의 통증을 잊으려 노력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30km를 지나 저멀리
압록강 철교가 보이지만 아직도 갈길은 멀기만 하다. 머릿속에 옛날의 역사를
상상하며 달린다. 위화도 옆을 지날때에는 요동 정벌에 참전했다가 어렵게

회군을 결정하고 회군하는 태조 이 성계의 모습도 상상해보고, 또 고구려때
압록강과 만주 벌판을 호령했던 조상님들의 모습도 상상해본다. 그렇게
재미난 상상들을 하며 달리다보니 어느새 40km 를 지나고 있다. 무더운

날씨와 부상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영갑 친구와 가족들의 응원을 받으며
51번째 완주도 서브-3으로 마무리 했다. 대회에서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했지만 그래도 뜻깊은 대회였기에 후회는 없다. 대회 종료후 압록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북한 신의주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관찰한다. 선정적인 문구들이
쓰여 있고 북한 주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북한 주민들의 복장에서
분단의 아픔을 느낀다. 그렇게 아쉬움과 슬픔으로 압록강 유람을 끝내고

백두산 천지를 관광하기 위해 버스를 이용하여 통화로 출발했다. 5시간30분의
정도 버스로 달려 통화에 도착했다. 통화로 오는 중간에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이 첫 도읍으로 삼았던 졸본성(오녀산성)의 모습을 어둠속에서 볼수 있었다.

많은 시간이 있었다면 800m 고지에 위치한 졸본성을 자세히 관광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그래도 역사의 현장에 내가 서있고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역사적으로 소중한 것들이 중국땅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

아쉽고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통화에 도착하여 호텔에 여장을 풀고
피로를 풀기 위해 발맛사지를 받았다. 그리고 늦은 시간 호텔에 돌아와
백두산 천지와 만나기 위해 꿈나라로^^어제 늦게 도착하여 잠자리에 들었지만

변함없이 05시에 기상했다.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백두산 천지 관광을
위해 버스를 타고 4시간30분 이동하여 백두산 천지 주차장에 도착했다.
가족들과 함께 백두산 천지 관광을 위해 2000여개 되는 계단을 올라 천지에

섰다. 민족의 성지인 백두산 천지에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기념
촬영도 하고 북한땅을 넘어 갔다 오기도하며 시간을 보냈다. 장엄하고 웅장한
천지의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으로 소원을 빌어본다. 30분 정도 천지를 관광하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했다. 백두산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혼이 빠질 정도
였다. 그리고 돌아오며 1500m 고지에 위치한 금강대협곡 계곡을 관람했다.
그곳 또한 아름다운 모습이였고, 먼 옛날 화산이 폭발하여 용암이 흐른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백두산 관광을 마무리 하고 호텔로 돌아와 함께 관광온
영갑친구, 백 정열형님, 박 천효형님, 신 정식 아우님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늦은 시간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마지막날 아침 일찍 입국을 위해

버스를 이용하여 5시간을 달려 심양으로 돌아와 박물관을 관람했다. 박물관에서
여러가지 유물들을 관람하며 우리나라의 양식과 같은 것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곧 만주가 우리의 영토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

하게 한다. 3박4일간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한 소중한 시간들이 였다.
힘든 일정속에서도 말잘듣고 열심히 따라와준 마님, 아들,딸...너무 고맙고
대견 스럽다. 그리고 함께 참가하신 모든 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여행중 많은 도움을 주셔 감사합니다. SNB 투어 백철 팀장님, 현지에서 도움을
주신 박가이드님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상상속에서
그리던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지나간 역사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버스로

달려도 달려도 끝없이 펼쳐지는 만주 벌판을 1500년전 우리의 조상님들의
생활의 터전이였다는 생각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우리의 것이
아닌 중국의 땅이라 생각하니 대륙을 잃어버린 슬픔이 밀려온다. 언젠가는

다시 찾아야 할 우리 후손들의 숙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말로만 듣던
분단의 아픔을 직접확인 할 수 있었다. 평화통일 또한 큰 숙제 일 것이다.
3박4일간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였다.
평화통일과 고구려의 부활을 꿈꾸며 첫 가족 여행을 건강하게 마무리 했다.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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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세달사님의 댓글

세달사 작성일

박종욱님 가족 모두가 압록강마라톤에 참석하시니 보기가 좋았습니다. 아픔을 이겨내시고 완주하심에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앞으로도 또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영국님의 댓글

김영국 작성일

박종욱 님! 대회 후기 잘읽었습니다.

문장 력이 소설가 같군요.



저는 2회 대회 때 하프코스에 참가하여 박종욱 님이 쓰신 후기를 읽어 내려 가면서 그 때 그 모습들이 뇌리를 스치곤 합니다.

가족들과 좋은 여행을 하셨다니 부럽습니다.



항상 건강한 모습으로 국내 대회에서 뵙도록 노력하죠.



대전에서 김 영국

이재관님의 댓글

이재관 작성일

박종욱님 대회 참가기 잘 읽었습니다.

압록강 마라톤은 백두산 관광과 더불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너무도 큰 마라톤이라 여겨집니다.



 온 가족의  마라톤과 역사 교육 관광!  참 기발하고도 훌륭한 발상에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수고 하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