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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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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달사 댓글 0건 조회 6,777회 작성일 14-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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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에 대하여


비 내리다가 멎고 구름만 가득한 한밤에
다시 사랑에 대해서 나는 쓴다.
사랑이란 게 무엇일까?
진부하면서도 새롭고 새로우면서도 진부한 사랑,
그 대상이 무엇이건 간에, 사랑이란 위대한 것이면서도
가장 순수한 그 무엇인 것이다.

“대지에 입 맞추고 끊임없는 열정으로 사랑하라. 환희의 눈물로 대지를 적시고, 그 눈물을 사랑하라. 또 그 환희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것을 귀중히 여기도록 하라. 그것은 소수의 선택된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조시마 장로의 말이다.
아무나 사랑하는 것이 아닌
선택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그 사랑의 대상이
대상이 ‘너’ 가 아닌 ‘내’가 될 수도 있다.

“이 사람은 바로 나로구나. 그렇구나. 나 또한 나의 모습을 모르지 않도다. 나는 나에 대한 사랑에 빠졌구나. 내가 사랑의 불꽃을 피우고 또 그 불에 타는 구나. 어찌해야 하는가? 나는 사랑받는 자인가? 아니면 사랑하는 자인가?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사랑한단 말인가? 내가 갈망하는 것이 이미 나에게 있는 것을, 나의 풍요가 나를 가난하게 만드는구나.”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실린 것처럼
내가 ‘나’를 위한 사랑은 태초부터 있어온 것이다.
단지 나를 위한 사랑보다 타인을 위한 사랑이 더 크다고 말하는 것뿐이고
사실은 ‘내’가 ‘너’가 아닌 ‘나’를 더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사랑이란 때로는 덧없는 것이라는 것,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지나쳐 버리고는 저마다의 불가피한 운명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서로가 아무리 다가가서 도우려고 해도. 의미 없는 슬픈 악몽 속에서처럼 도와 줄 수가 없다.”

헤세가 말한 것처럼,
우리의 사랑은 항상 먼 곳에 있고, 그 먼 곳을 좁히기에는
설명조차 할 수 없는 간극이 놓여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내 비밀이란 이런 거야. 제대로 보려면 마음으로 봐야 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거든“
<어린왕자>의 말이 맞는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비밀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진실로 흔치 않다는 사실,

하지만 아무리 부정하고 거부해도 사랑은 아름답고
사랑만이 모든 것을 감싸 안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하는 것이고
모든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 사랑이다

“아침 태양 아래 커다란 행복이 하늘 가운데서 흔들거린다... 나는 여기서 소위 영광이 무엇인지 이해한다. - 그것은 무한히 사랑하는 권리를 뜻한다. 세상엔 단 하나의 사랑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여인의 몸을 껴안는다는 것, 그것은 하늘에서 바다로 내려오는 신비한 기쁨을 가슴에 껴안는 일이다. 이 삶을 사랑하며 그것을 자유롭게 말하고 싶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듯이 뽐낼 필요는 없다. 만약 뽐낼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이 태양, 이 바다, 젊음으로 고동치는 이 가슴, 소금 냄새나는 이 육신, 애정과 영광이 황색과 적색으로 융합되는 이 무한대한 풍경이다.”

알베르 까뮈가 <티파사의 혼례>에서 노래했던

그 푸른 바다와 아침햇살이 문득 그리워 달려가고 싶은 밤이다.



갑오년 사월 삼십일 사월의 마지막 날

사단법인 우리땅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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