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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도의 정취를 맛보며 달린 ‘교토마라톤’ 작성자 : 박성배
작성일 : 2019/03/05 13:29 조회수 : 54

편집자 주 : 필자 박성배(57) 씨는 40대 중반까지 등산 마니아였다가 홧김에 마라톤 동호인과 벌인 하프마라톤(2005) 내기에 이기면서 마라톤 마니아가 됐다. 2007년에 서브3를 달성했고 2010년엔 보스턴마라톤 참가를 계기로 세계 5대 메이저 마라톤 서브3완주 도전을 시작했다. 같은 해 베를린마라톤과 뉴욕마라톤, 2011년 런던마라톤과 시카고마라톤에서 모두 서브3 기록을 달성해 도전에 성공했으며 한국기록원으로부터 한국 최초임을 인증 받았다(세계적으로도 알려진 사례는 없음). 이후 기 완주한 도쿄마라톤이 메이저대회에 편입되면서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 완주자가 되었다. 현재는 전 세계 골드라벨 마라톤 서브3 완주를 목표로 세계 각지를 누비는 중이다. 풀코스 최고기록은 2시간 4548초다.

 

교토는 오래 전부터 한 번쯤 가봐야겠다고 벼르던 도시다. 사업을 하면서 세계 각국의 유명 도시들을 대부분 섭렵했지만 교토는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았었다. 그래서 올해 해외마라톤 참가 일정을 짤 때는 일단 교토마라톤을 1순위에 올렸고 결국 낙점이 됐다. 이런 게 마라톤 투어의 장점 중 하나다. 막연하게 가보고 싶었던 도시에 가야 될 명분을 더해주는 것 말이다. 대회가 별로라면 투어에서 만족을 기대하면 되고, 볼거리가 부족하면 마라톤 참가에 의의를 두면 되니 맘 편하다.

 

대회 전날인 216() 오전 8시 비행기로 인천공항을 출발해 1시간 40여분 만에 간사이공항에 내렸다. JR(기차)로 갈아타고 1시간 20분 정도 걸려 교토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공항이 없는 도시라서 그런지 교토역 부근에 유동인구가 어마어마했다. 여행객들을 배려한 물품보관소도 숫자가 엄청났다. ‘일본의 경주로 불리기에는 너무 북적이는 관광도시였다.

 

마라톤 여행자 답게 역에서 바로 교토마라톤 엑스포장으로 향했다. 번호표와 기념품 머플러(교토마라톤은 기념티가 없다)를 수령하고 둘러본 엑스포장 풍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일본의 빅 대회이니만큼 각종 스포츠브랜드가 망라된 화려한 엑스포를 상상했지만 간신히 구색을 맞춘 정도였다. 쇼룸도 작고 한국 참가자들이 알 만한 브랜드도 별로 없어서 쇼핑은 생략했다. 엑스포장 한쪽에는 먹거리 장터도 운영되고 있었는데 조리대에서 뿜어져 나온 연기가 제대로 빠지지 않고 자욱해서 대충 구경만 하고 30분 만에 엑스포장을 나왔다.

 

엑스포장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한 뒤 가장 중심가인 시청 부근 거리를 둘러봤다. 교토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다는 100년 전통의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 (교토는 1인당 커피 소비가 일본에서 가장 많은 도시다)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전통을 아끼고 중시하는 문화가 부러웠다. 호텔 체크인 후 부담 없는 저녁식사를 하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일본의 정신적 수도

좁은 2차선 도로와 굽이치는 언덕에 분투

 

5시 반에 일어나 6시 반에 아침식사를 했다. 전철을 타고 7시 조금 넘은 시각에 출발지에 도착했다. 풀코스만 16000명이 달리는 대회, 그중 완주자가 90퍼센트 이상인 대회답게 체계적이고 빈틈없는 모습이었다. 나이 지긋한 자원봉사자가 요소요소에 촘촘하게 배치되어 두리번거리는 참가자들을 세심하게 안내했다. 화장실이든 출입구든 자원봉사자들이 보였다. 점퍼 색깔이 5가지로 나뉘는 것을 보아 담당 분야를 색깔로 구분하는 듯했다. 참가자들을 세심하게 안내하는 자원봉사 시스템이 놀라웠다. 한편으론 자원봉사자의 자세나 복장, 지급물품 등에서 주최 측이 자원봉사자를 존중하고 대우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출발이 임박한 시간, 기온은 4~5도 정도인데 바람이 강하게 불어 제법 쌀쌀하게 느껴졌다. 반타이츠와 반팔티를 기본으로 입고 그 위에 긴팔 셔츠와 긴팔 기모 셔츠를 덧입은 상태로 출발선에 섰다. 늘 그렇듯 다른 참가자들보다 보온에 신경 쓴 차림이었다. 출발 후 조금 웜업이 된 다음 기모 셔츠를 벗었다. 몸이 풀리기를 기다려서 긴팔셔츠까지 벗어던지면 본격적인 레이스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좀처럼 몸이 풀어지질 않았다. 만만찮은 언덕 때문이었다. 오르막에선 땀이 제법 흐르고, 내리막에선 다시 마르면서 몸이 풀리다 마는 상태가 지속됐다. 평소 풀코스를 뛸 때 적당한 페이스에 알맞은 복장이면 땀을 별로 흘리지 않는 게 내 체질이다. ‘아 이거 언덕이 상당하구나생각하며 쉽지 않은 레이스가 되겠다는 예감을 가졌다.

 

 

물론 출발 전 코스 고저도를 보고 가파른 언덕을 보긴 했다. 그러나 잠시 돌아다닌 도쿄 풍경은 전체적으로 평탄해보였기에 그래프가 상당히 과장된 것이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마라톤 코스에서 만난 교토는 굽이치는 언덕을 자랑하는 거친 도시였다.

 

테이핑 실패와 흙길구간 복병에 물집부상

겨울동안 착실히 훈련한 내공으로 버텨내

 

한국 참가자 4명이 그룹을 지어 달리며 2시간 55분대 완주를 목표로 페이스를 잡았다. 초반 5km 구간은 병목이 심한 탓에 2135초 정도로 달렸고, 이후 구간은 2040~50초 사이로 통과했다. 굽이치는 언덕을 오르고 내리며 그대로 순탄하게 레이스가 이어지기를 기도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발바닥에 이물감이 느껴지더니 통증이 조금씩 불어나기 시작했다.

 

 

평소 물집 방지를 위해 발바닥 전체에 테이핑을 하는데, 가장자기 부분이 떨어지면서 양말과 늘어붙은 모양이었다. 그 작은 이물질이 조금씩 조금씩 발바닥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오래지 않아 통증이 생긴 발 앞꿈치에 큰 물집이 생긴 듯했다. 찌르는 듯 예리한 통증이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자연히 반대쪽 발에 힘을 더 싣게 되면서 양 발의 밸런스가 깨졌다. 결국 두 다리에 모두 심한 통증이 올라왔다.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코스 노면까지 발을 괴롭혔다. 28km 이후 약 4km에 이르는 흙길이 이어졌는데, 아스팔트에 비해 딛기가 힘들어 페이스 유지가 쉽지 않았다. 앞서 달리던 한국 참가자들도 애를 먹었는지 이 구간에서 다시 만났다. 35~40km 구간은 앞꿈치 통증이 더 심해지고 언덕구간도 있어서 2130초에 통과했다. 그리고 마지막 2.195km 구간에선 엄지와 검지발가락 사이를 꽉 채우던 물집이 끝내 터져버리면서 신발 안이 질척거렸다.

 

 

다리를 절며 결승점을 통과한 시간은 2시간 5627. 전체 315등이고 연령대에서는 2등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완주하고 나니 겨울동안의 훈련이 고맙게 느껴졌다. 지난 1월에 총 380km를 달려서 마라톤 입문 이후 손에 꼽을 정도의 훈련거리를 찍었는데, 그 덕인지 힘든 코스와 발바닥 부상에도 당황하지 않고 여유있게 달릴 수 있었다.

 

 

한편으론 언덕투성이의 작은 도시에서 대규모 풀코스 대회를 운영한다는 사실이 참 놀라웠다. 직접 뛰어 본 교토마라톤 코스는 태반이 2차선이었고 반환점이 무려 6곳이나 있었다. 게다가 풀코스 인원이 무려 16000명이다. 도시의 내외곽을 복잡하게 누비는 코스이므로 대회 중에 도시 전체 교통을 정지시킨 셈이다. 일본 대회의 운영능력에 대해선 익히 알고 있었지만 새삼스레 감탄하는 계기였다.

 

젊은 러너도 부담 없이 참가 가능한 빅대회

우리나라 고도 경주도 못지않게 성장했으면

 

마라톤 문화가 매우 발달한 일본이 바로 옆 나라인 것은 참 다행이다. 항공권이 저렴하고 이동시간도 짧으니 젊은 동호인들이 부담 없이 참가할 만하다. 물론 참가비는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비싸다. 교토마라톤도 17000(한화 약 172400)으로 비싼 편이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한다. 비싼 일본 물가도 개인적으로 알뜰하게 가면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호텔비 40여만원, 항공권 30여만원, 대회 참가비 17만원 등 대략 100만원 내외면 23일 일정이 가능하다.

 

 

교토마라톤은 일본의 다른 대도시에서 열리는 빅대회와 사뭇 다른 느낌의 대회다. 도시 전체가 낡아서 마치 다른 시대에 와 있는 듯하다. 일본의 고도이고 학생들의 단골 수학여행지라는 점까지 경주와 비슷하지만, 옛 모습이 보다 잘 보존된 쪽은 교토인인 듯하다. 작은 도시라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둘러보기 좋고, 거리에 표지판이 워낙 잘 되어있어서 말이 통하지 않아도 별로 불편한 점이 없다.

 

한국의 마라토너로서 경주국제마라톤과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다른 여러가지를 차치하더라도 도시의 매력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러너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방향으로 장기적인 플랜을 가졌으면 한다. 우리 경주도 충분히 세계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다.

      


[마라토너 박성배의 해외마라톤 완주 기록]

 

2008년 도쿄마라톤 2시간 5617초 골드라벨

2009년 이브스키마라톤 3시간 1810(건타임)

2010년 보스턴마라톤 2시간 5843초 골드라벨

2010년 베를린마라톤 2시간 5126초 골드라벨

2011년 런던마라톤 2시간 5320초 골드라벨

2011년 뉴욕마라톤 2시간 4858초 골드라벨

2011년 시카고마라톤 2시간 4921초 골드라벨

2012년 도쿄마라톤 2시간 5314초 골드라벨

2012년 보스턴마라톤 3시간 0626초 골드라벨

2012년 리우데자네이루 2시간 5522초 골드라벨 취소

2012년 호놀룰루마라톤 2시간 5513초 골드라벨 취소

2013년 샤먼마라톤 2시간 5652초 골드라벨

2013년 프라하마라톤 3시간 0623초 골드라벨

2013년 베이징마라톤 2시간 5114초 골드라벨

2013년 아테네마라톤 2시간 5906

2014년 암스테르담마라톤 2시간 5730초 골드라벨

2014년 싱가포르마라톤 3시간 0447초 골드라벨

2016년 파리마라톤 2시간 5111초 골드라벨

2016년 로마마라톤 2시간 4908초 골드라벨

2016년 프랑크푸르트마라톤 2시간 4756초 골드라벨

2017년 비엔나시티마라톤 2시간 5932초 골드라벨

2017년 훗카이도마라톤 2시간 5816

2017년 오사카마라톤 2시간 5656초 골드라벨

2018년 상하이마라톤 2시간 5648초 골드라벨

2018년 모스크바마라톤 2시간 5908

2019년 교토마라톤 2시간 5627


'김진태'의 한마디 선배님의 마라톤대회 완주 후기 정말 감동입니다.
교토에서 여러가지로 도움을 주신데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다음에 뵙고 인사 드리겠습니다.
2019/03/0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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