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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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중우호 해상왕 장보고 마라톤 대회` 참가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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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석훈 댓글 1건 조회 13,476회 작성일 08-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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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태안여고 이석훈 입니다

제1회 `한.중우호 해상왕 장보고 마라톤 대회` 참가 수기를 올립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날에 느낌들이 희석될 것 같아 내용도 형식도 없이 생각나는대로
몇글자 적었습니다. 부족하지만 같이 함께한 달림이들과 그날에 진한 감동들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3박 4일간 마라톤 형제로 같이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건강하세요~(해외마라톤 여행기...첨부파일이 안 올려져요~)



제1회‘한·중우호 해상왕 장보고 마라톤 대회’참가 수기
태안여자고등학교 이 석 훈

파이팅!~ 짜이오! 파이팅!~ 짜이오!
신라방의 본산이자 장보고의 유적지로 유명한 산둥성 룽청시 해안가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개인적으로 참 의미있는 대회였다. 국민일보 창간 20주년과 같은 세월을 한 직장에서 근무했다는 것과 해외 마라톤 대회에 처음 참가해 본다는 그 설렘이 함께한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오는 8월8일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중국 달림이들과 한국 달림이들이 한데 어울어진 참가자 2000여명과 대회관계자 그리고 응원자들까지 함께 뛰는 축제와 화합의 한마당으로 한·중우호의 새로운 계기가 된다는 의미 또한 큰 대회였다. 3박4일간의 행사 기간 중 문화탐방과 관광지를 두루두루 둘러본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넓은 석도해변을 끼고 달릴 때의 이국적인 정취와 색다른 느낌, 그리고 국경을 초월한 하나 됨은 그 어느 대회에서 느낄 수 없었던 진한 감동을 더하게 했다.

국민일보 주최 ‘제1회 장보고 마라톤 대회’…
우람한 적산과 넓은 바다, 멋스런 호반을 즐기며 해상왕 장보고의 기개까지 느낄 수 있는 환상의 마라톤 코스는 한눈에 나를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몇 달 전부터 준비해오던 대회이었기에 출발하던 날부터 그 설레임은 유년시절 소풍날을 기다리는 여린 마음과 흡사 같았다. 열세시간이상의 긴 항해도 지루한줄 모를 정도로 기대감과 긴장감은 컸고 대회전날 이곳 중국 최고급 호텔에서도 그 기대와 긴장은 마찬가지였다. 잠자리도 음식도 모든 것이 새로운 경험들이었기에 부상 없이 완주만 잘 하라고 신신당부한 집사람의 말이 귓가에 쟁쟁하다. 완주가 목표였지만 일행들 중에는 달림이 고수들도 참 많았다. 어린이부터 70을 넘긴 어르신까지 다양한 경험과 국내에서 인정하는 출중한 실력의 마니아들도 많이 있었다.
결전에 날이다! 전날 밤잠을 설친 탓인지 약간의 피로감은 있었지만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과 상큼한 바닷바람은 긴장감을 달래주기에 적합한 환상적인 날씨였다. 약 20도 정도의 온도와 미풍은 달리기에는 최상에 조건이었다. 대회장으로 이동하는 우리 6호차의 선수들 눈빛에서는 벌써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엿볼 수 있다. 우리와 다르게 응원하는 환영인파와 웅장하고 거창하게 진행되는 식전행사등 이방인으로서는 생소로운 것들 뿐이다. 갑작스런 환영 축포(대포 수십여발)소리에 모두들 혼비백산이다~. 축포발사 경고의 말을 알아듯지 못한 것이었다. 이어서 형형색색에 의상과 전통 민속악기와 그리고 서양고적대가 한마당을 이루어 공연이 진행된다. 우람한 적산 배경만큼이나 잘 어울리는 멋들어진 식전행사였다. 해상왕 기개를 되새기며 쪽빛 해변을 달린다. 출발신호와 함께 21.0975Km를 달리는 것이다. 넓고 푸른 해변의 장관이 눈앞에 병풍처럼 펼쳐진다. 수려한 주변 경관에 아름다움을 느낄 사이도 없이 벌써 이마에서는 땀이 줄줄 흐른다. 도로 곳곳에서 환호해주는 현지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열렬한 응원에 진한 감동을 느껴본다. “파이팅!~ 짜이오! 파이팅!~ 짜이오!” 피로감도 아스팔트에 지루함도 눈 녹듯 녹아버린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는데 한참 앞서가던 중국인 선수는 벌써 허리에통증이 오는지 허리를 감싸고 주저 앉아버린다. 또 한 달림이는 뒤를 연신 경계하더니만 결국 다리에 경련이 일어났는지 더 못가겠다는 표정이다. 도움을 주고 싶지만 도대체 말(우리말,영어)이 통하지 않는다. 답답한 상항이었지만 나도 갈 길이 멀다. 다시 한번 차분하게 숨을 몰아쉬고 정신차려보지만, 나보다 훨씬 높은 연배이신 62세의 같은 방 달림이는 벌써 시야에서 멀어졌다. 마음이 급해진다. 선수들과 경쟁해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은 아니지만 자꾸만 뒤에서 따라오는 조급한 마음 때문이다. 많은 현지 달림이들을 살펴보니 특징 중의 하나가 러닝복이나 신발등 제대로 된 복장을 착용한 달림이가 거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 한국인 선수에 비해 마라톤은 아직 한수 아래인 것이다. 대회 후에 많은 중국선수들이 한국 달림이들이 왜 그렇게도 잘 달리냐는 질문에 명백한 답이 나오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게도 멋진 코스가 있었나? 이곳 석도 해변은 푸른 쪽빛과 맑은 공기가 달림이들 에게는 제일이다. 역시 환상적이 코스이다. 굽이굽이 넓게 펼쳐진 10차선 도로에 경찰들이 정성껏 안내를 해주고 있으나 놀랍게도 도로를 지나는 차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엠블런스와 순찰차 그리고 오토바이들이 수시로 도로의 달림이들 상태를 도울 뿐 이다. 고개 들어 얼굴에 흐르는 땀을 연신 닦는다. 옆에 동료 달림이도 땀으로 범벅이다. “선생님~ 괜찮아?” 거친숨을 몰아쉬는 대답에서 지친기색이 역력하다. 고개 들어 멀리 봐도 산과 바다 그리고 한없이 펼쳐진 평야뿐이다. 다시한번 숨을 고르고 힘을 내본다. 저 앞에서는 지쳐 보이는 중국인 달림이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해주는 한국 달림이는 배낭에 태극기와 오성기를 나란히 달고 리드를 하고 있다. 최근 국내 에서의 성화봉송 문제로 한.중간 껄끄러운 감정들도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이다. 곳곳에서 “파이팅!~ 짜이오! 파이팅!~ 짜이오!” 이렇게 힘이되어 주는 응원 또한 국내에서 맛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자원봉사자가 건네준 물을 받아 마실 겨를도 없이 머리에 부어버리고 다시 출발한다. 얼마나 지났을까~ 타는 목마름과 증가되어 목까지 차 올라온 심장박동에 나는 숨 쉬기 조차 힘들었다. 나와의 처절한 싸움과 고통에 더 이상 주저앉고 싶은 마음뿐이다. 더 이상 무리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잠시 해봤지만 한국에서 응원해 주고 있을 가족과 우리 동료들이 머릿속에 수없이 스쳐 지나간다. 완주만이 목표였는데....다시한번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좀더 힘 내자. 조금만 더 해 보자. 여러차례 중얼중얼 거리며 마음을 다 잡는다. 이 대회를 힘들게 준비하며 연습했던 기억들도 수만번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자~ 힘 내자. 한국의 자존심이다. 나 자신에 대한 자존심이다. 주술처럼 수없이 곱씹어본다. 붉은색 아치와 도로 양쪽에서 양 국기를 흔들며 연호하는 모습이 까마득히 보인다. 목측으론 약2-3Km정도 거리인 것 같다. 정신이 버뜩 난다. 현지인에 열렬한 응원도 자원봉사자가 권하는 바나나 간식도 별 관심이 없어진다. 오직 목표를 향해서 질주할 뿐이다. 뒤 따라오던 동료도 보이지 않는다. 스톱워치를 보니 1시간 25분가량 지나고 있다. 이런 속도라면 30분대는 무난할 것 같다. 힘을 낸다. 속도를 낸다. 목적지에 도달해 보니 32분을 막 지나고 있다. 도로 양쪽에서 응원하는 수많은 인파들과 대형 태극기와 오성기가 눈에 확 들어온다. 난 이미 무아지경에 빠져들고 만다. “파이팅!~ 짜이오! 파이팅!~ 짜이오!”

국민일보와 장보고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하고 에스엔비투어가 주관하는 ‘한·중 우호 해상왕 장보고 마라톤대회’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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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세달사님의 댓글

세달사 작성일

덕분에 저희 또한 알차고 즐거운 장보고 마라톤 대회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