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여행기

77422226c122f177779040c7a69e5eeb_1590046411_654.png

제110회 보스턴마라톤투어 참가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행오 댓글 8건 조회 115,370회 작성일 06-05-09 00:00

본문

2006년 제110회 보스턴마라톤투어 참가후기

華麗한 外出....56년만의 첫 해외여행...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제자(대동고등학교 18회 졸업생 : 현 41세)들의 전폭적인 지원.
사실 제자들의 엉뚱한 행동(은사님 보스턴 마라톤대회 보내드리기 운동)이 아니었다면 이 보스턴 마라톤대회 참가는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다. 학교에 몸담고 있다보면 방학이 아닌 때에 일주일 넘게 수업 결손을 주는 일은 학생들에게나 동료교사들에게나 상당히 미안한 일이기에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 그러나 제자들이 나도 모르게 등록하고 경비 일체를 납부한 사실을 교장, 교감선생님께 말씀 드렸더니 대회 참가를 흔쾌히 허락을 해 주셨다. 이 제자들 덕분에 분에 넘치는 호강을 하는구나.

활기차고 든든한 백양 57 건달(백양57동기)들의 뜨거운 격려와 성원.
백양은 부산상고 교목, 57은 졸업횟수, 건달은 건강 달리기 그러니 고등학교 동기들로만 결성된 순수(?) 달리기 동호회이다. 부산 어린이 대공원 (구 성지곡 수원지)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면 어김없이 만나 친목과 화합을 다지는 건달들, 그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보내준 그 뜨거운 우정의 박수를 잊을 수 없다.

“엄격한 참가자격을 통과한 그 실력과 체력이 놀랍고,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참가를 준비해온 그 열정과 용기가 대단하고, 현실적인 여러 제약을 극복하고 참가할 수 있는 그 처지와 환경이 부럽소이다. ‘서둘지 않고 쉬지 않고’ 박 선생의 평소 지론대로 부디 즐달하시고 57건달의 기상을 보스턴 하늘에 휘날리고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이런 백양 57 건달들의 격려와 성원, 백양 57 건달들의 우정의 박수가 있어 보스턴 마라톤 완주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정겹고 친절하신 동료교사들의 따뜻한 관심과 애정.
"박행오 선생님, 파이팅! 선생님의 보스턴 행에 마음으로나마 같이 동행하고자 조그마한 뜻을 모았습니다. 좋은 추억 많이 쌓으시고 무사히 다녀오시길 기원합니다.” 이어 수많은 선생님들의 존함이 하얀 종이 위에 빽빽이 적혀 있다. 이 얼마나 동료애가 물씬 풍기는 글귀인가? 선배교사, 후배교사 모두들 한결같이 잘 다녀오라는 따뜻한 격려의 말씀 속에 교사로서의 自矜心을 잃지 말고 최선을 다해 꼭 완주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아 實踐躬行으로 보여주고자 마음속으로 戰意를 다시 한 번 가다듬었다.

세계를 달리는 사람들, S&B TOUR의 최선을 다한 준비와 진행,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친절한 서비스, 어느 것 한 가지 고맙지 않은 것이 없다.

이 모든 것이 어울려 오늘의 화려한 외출이 성사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4/13(목) 부산- 인천공항

오후 6시- 학교일과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여 여권, 비자, 등 번호, 옷가지, 세면도구, 디지털카메라, 상비약 등을 최종 점검하고 예약해둔 밤 11시 30분 출발예정인 심야우등고속버스를 타기 위해 밤 10시쯤 집을 나와 부산 노포동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하였다. 자랑스러운 후배교사, 친동생 같은 이무용 선생님(경남고등학교 재직 중)과 동승, 보스턴에 함께 가게 되어 너무 다행스럽다. 이 선생은 해외여행의 경험도 많을 뿐만 아니라 모든 행동이 성실하고 차분하여 매사에 실수가 없다. 수 년 전 같은 학교에서 함께 테니스를 즐기던 생각이 난다. 테니스도 실력도 수준급, 체력이 저하되면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다며 체력 향상을 위해 시작한 달리기도 수준급! 靑出於藍 而靑於藍라고 하였든가, 後生可畏라고 하였든가 어느 것이라도 좋다.

고마운 제자들, 고마운 백양 57 건달(동기)들, 고마운 동료교사들...
심야우등고속버스는 고마운 사람들을 싣고 인천공항으로 달렸다.


4/14(금) 인천공항-나리타-디트로이트-뉴욕

새벽 3시 인천공항에 도착한 심야우등고속버스. 아침 8시 집결이라 시간여유가 많다. 1층에 사우나 실이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나. 이무용 선생님 이리로 인도, 사우나도 하고 부족한 잠도 좀 보충한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11시 출국. 가져온 조선일보에 10년째 선생님 평가받는 학교 서울 목동 한가람교에 대한 기사가 보인다. 문항 검진표 몇 개를 보니 자기반성이 많이 된다. 수업을 더욱 재미있게, 더욱 유익하게, 더욱 활발하게 하기 위해 자기연찬을 부단히 해야겠다고 다짐을 해 본다.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비행기는 나리타를 거쳐 디트로이트로 향하고 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의 안내방송. 못 알아들으면 다른 사람 따라만 하면 되겠지. 허나 자존심이 좀 상한다. 왜 우리나라 말로는 안내 방송을 안 하는 거야. 이런 일에 기분이 나쁜 걸 보니 혹시 나는 맹목적 국수주의자는 아닌지 自問해 본다.

11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울트라 보다 더한 극기 훈련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밤 12시가 가까워 오는데 여긴 날이 훤히 밝아 오고 있다. 14일이 다시 시작되다니…신기할 수밖에. 시차적응이 힘들다는 주위의 말들이 생생한 체험으로 소화불량, 두통, 현기증, 안절부절 전형적인 시차증후군 증상이 일어나고 있다. 친구가 준 멜라토닌(시차증후군 치료제) 두 알을 먹는다. 디트로이트에서 뉴욕으로 옮기는 도중 대합실에서 마약 探索犬을 동원한 철저한 檢問檢索이 이루어지고 왼쪽검지, 오른쪽검지의 지문인식에 이어 홍채 인식까지 9.11테러 이후라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는 하지만 또 한번의 자존심이 상함을 어찌할 수 없었다.

세계 최고의 경제, 관광도시 뉴욕에 도착하니 잔뜩 흐린 날씨 속에 가랑비까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터널과 다리의 도시 속으로 전용버스는 달린다.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 야경 감상은 아무래도 어려울 듯. 우리 일행들은 통일교 교주 문선명의 소유인 뉴욕호텔을 지나 한인식당 “우촌”에 당도하여 도가니, 순두부, 아구찜, 김치, 봄나물 등을 맛있게 먹었다. 박찬호, 김병헌 등 유명인의 사인이 식당입구에 보인다. 그들도 고향의 맛이 그리울 땐 여기 한번씩 오나보다. 뉴욕에서 한국음식을 먹다보니 여기가 미국인지 대한민국인지 잠시 헷갈린다.(우리나라는 미국을 美國으로 표기하고, 일본은 미국을 米國으로 표기하는 점도 한번 생각해 볼 일) 시내 중심가를 지나며 人道가 상당히 넓다는 점과 해가 지면 상가 모두가 撤市한다는 점이 우리나라와 사뭇 달라 보였다. 사람이 우선시 되는 문화풍토라서 혹시 그런 것인가? 저녁 8시 30분 힐튼호텔에 도착, 잠을 청해 본다.

4월 15일(토) 뉴욕-보스턴

밤을 하얗게 지새워 본적이 있는가?
밤에 잠을 전혀 자지 못하고( 시차적응이 잘 안 되어서 그런 것이니 오해하지 마세요. 농협에 근무하는 일산 잉꼬부부의 오해가 있을 듯 하여 해명해 둡니다. ㅋㅋㅋ) 호텔 뷔페식 식사도 입맛에 안 맞아 피곤했지만 어제 날씨 관계로 가지 않은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에는 가 보아야 했기에 발길을 옮겼다. 맨해튼의 하늘 높이 우아하게 솟아 있는 높이 381m 이 빌딩,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86층 전망대에서 동, 서 남, 북의 다양한 전망을 배경으로 아내와 함께 기념사진을 몇 장 찍었다.

전용버스는 뉴욕사립대의 석사, 박사 졸업식이 거행되는 워싱턴 광장, 대학로를 지나 재즈 카페들이 즐비한 브로드웨이를 천천히 달린다. 택지보호지구 소호, 백남준의 사무실이 있었던 예술가의 거리, 차이나타운, 그리고 그라운드 제로를 지난다. 특히 그라운드 제로를 보는 순간, 쌍둥이 빌딩의 붕괴 모습이 幻像처럼 스쳐간다. 이 지구촌에 平和와 共榮의 꿈이 실현되어 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얼마 후 우리 일행들은 해상택시 유람선을 탑승하여 자유의 여신상으로 향한다. 프랑스가 변함없는 우호의 표시로 선물한 이 자유의 여신상은 오른손에 횃불을, 왼손에 독립선언서를 들고 우리를 반긴다. 비록 샌들을 신고 있었지만, 전용버스가 뉴욕에서 보스턴으로 가는 중에 창가로 보니 무덤과 인접한 주택들이 많이 보인다. 제임스 임(현지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미국의 경우는 무덤가 집이 훨씬 비싸다고 한다. 영혼이 자신들을 가까이서 보호해 준다고 믿는다나~ 우리나라의 경우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오후 7시. 산업과 교육, 문화의 중심도시 보스턴에 입성하였다. 도시 곳곳에 배꽃과 자목련이 만개하여 우리들을 반긴다. 최초의 독립전쟁이 이루어지기도 하여 독립전쟁 때의 사적 등 고전적인 분위기도 물씬 풍기고, 높이 솟은 고층빌딩이 울창한 숲을 이루는 등 현대적인 분위기도 물씬 풍기고, 보수와 진보가 적당히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는 곳... 바로 이곳에서 내일 모레 (4월 17일) 거사(?)가 이루어진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래 부산교사의 자긍심과 백양 57건달의 기상을 마음껏 발휘해 보는 거야, 나는 할 수 있어` 자기최면을 자꾸 걸어본다. 아리랑 뷔페식 한식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 식사를 마치고 세라톤 호텔에 도착. 6-7명과 함께 40여분 간단히 러닝, 샤워 후 아늑하고 포근한 잠자리에 들었으나 잠 못 이루는 밤은 계속되고...(아내는 여행시차에 따른 수면장애가 훨씬 심하다)

4월 16일(일) 보스턴 - friendship run 참가 및 有數대학 참관

우리 일행들은 06시 30분 호텔에서 ‘우정의 달리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하여 바로 행사장으로 출발하였다. 08시 00분 스타트! 4.5km를 시민들과 함께 달린다. 내일 큰 행사가 있다는 것은 미리 알리는 행사이기도 한 듯하다. 시민들의 축제가 벌써 시작되나 보다. 자기 나라의 특색 있는 민속 옷을 입고서 달리기도 하고(영국, 캐나다 등), 남자가 치마를 입고 달리기도 하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 손녀와 함께 달리기도 하고 各樣各色 볼거리가 많았다.

우리 에스엔 비 가족 중에서는 세계를 달리는 에스
추천0

댓글목록

세달사님의 댓글

세달사 작성일

안녕하세요? 박행오 선생님

선생님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제가 마치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좋은 추억이 담긴 여행이었기를 바랍니다. ^^ 화이팅!

김대진님의 댓글

김대진 작성일

정말 열심히 메모하시는 덕분에

하나도 빠짐없이 우리 여행이 다 기록되었군요

군데군데 묻어나는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도

느껴집니다.

다음 기회에 꼭 뵙고 싶습니다.

힘~!!!

최진영님의 댓글

최진영 작성일

글 잘 읽었습니다.

그때의 감동이 또 밀려오네요.

사진 보내 주셔서 넘 감사하고요.

항상 건강하시고요 사모님께두 안부 전해주세요.

저 또한 좋우신 분들과 뜻깊은 대회 함께 나눈 추억들

소중히 간직할께요.

차현석님의 댓글

차현석 작성일

귀중하고 생생한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조용하신 사모님과 여행하시는 시간내내 효자,효부,좋은남편,

현모양처,훌륭한 부모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함께하셨던 모든 분들이 그립네요.

사랑합니다. 샬롬!

달림이님의 댓글

달림이 작성일

아름다운 마라톤여행후기 잘 읽었습니다...

류성룡님의 댓글

류성룡 작성일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하시는 모습도 좋았고 여행을 같이하게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다음에 소주한잔하면서 못한즐거움 다시하시죠

늘 건강하세요

유니콘님의 댓글

유니콘 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박채환님의 댓글

박채환 작성일

멋진글 잘 읽고 갑니다. 언제한번 같이 달릴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아울러 11월 부산 다대포 대회에 함께 참가 했으면 좋겠네요.펀런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