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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우호 압록강 걷기 대회] 압록의 푸른빛 따라 걸으며 통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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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스앤비투어 댓글 0건 조회 6,160회 작성일 09-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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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우호 압록강 걷기 대회] 압록의 푸른빛 따라 걸으며 통일을 그린다




[2009.06.1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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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말 압록강변에서 북한 땅을 바라봤다. 정오의 햇빛이 눈을 찔렀다. 너비 800m 안팎의 강은 평북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갈랐다. 청둥오리처럼 짙푸르다고 압록(鴨綠)이란 이름을 얻은 물길이었다.

압록강은 길이 803㎞로 한반도에서 가장 길다. 중국에선 양쯔강, 황허와 함께 3대 강에 든다. 이 강을 건너야 한반도 북단에 갈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 사람이어서 건너지 못하는 강이다. 석 달 뒤 그런 강을 따라 한국 사람들이 줄지어 걷는 모습을 북한 주민들은 보게 된다.

◇압록강 걷기 대회 92일 앞으로=제3회 한·중 우호 압록강 걷기 대회가 오는 9월13일 열린다. 본보와 단둥시, 대한걷기연맹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여행사 에스앤비투어가 주관한다. 북한이 보이는 강변을 한국인과 중국인이 함께 걷는 대회다. 민간 차원의 스포츠 교류를 통해 나라 간 유대를 다지자는 취지다. 못 건너는 강을 맴돌며 분단의 현실을 몸으로 느낄 한국인에겐 신의주로 가는 길이 열리기를 기원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걷는 길은 압록강 공원 일대를 왕복하는 코스(5㎞)와 압록강 공원에서 출발해 단둥 북쪽의 호산장성까지 가는 코스(20㎞) 두 가지다. 5㎞ 코스는 1시간 안에, 20㎞는 5시간 안에 마치면 된다. 일상에서 사람들의 걸음은 시속 4∼5㎞다. 서두른다 싶으면 시속 7∼8㎞. 평소대로 걸어도 제시간에 종점에 닿을 수 있다.

어느 코스든 첫발은 끊어진 압록강 철교 아래서 내딛는다. 단둥과 신의주를 잇고 있어야 할 잿빛 쇠다리는 한국전쟁 때 미군 폭격기의 폭탄 세례를 받고 절반이 끊겨나간 채 그대로 남아 있다. 단둥에서 뻗어가다 압록강 한가운데서 끝나는 다리의 동강 난 단면은 쥐어뜯긴 납 조각 같았다. 다리 곳곳은 달걀 크기의 총탄 자국으로 움푹 파였다.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다리가 멈춘 곳에서 보이는 풍경은 강 위로 징검다리처럼 솟은 5개의 교각, 그 너머 신의주다.

◇신의주→위화도→호산장성→일보과=건너지 못하는 다리를 뒤로 하고 강변을 따라 상류 쪽으로 걸어가니 강 위에 넓게 떠 있는 섬이 눈에 들어왔다. 1388년 5월 요동을 정벌하라는 왕명을 받고 출군한 이성계가 군대를 돌린 위화도다. 역성혁명의 기점이던 섬은 단둥과 신의주 사이의 틈을 메우고 있었다.

위화도를 지나자 푸른 물빛은 더 짙어졌다. 하류로 갈수록 강은 밀려드는 바닷물에 흐려진다고 한다. 압록강의 제빛을 보려면 상류로 가야 한다. 5㎞ 코스는 위화도를 지나기 전 발걸음을 돌리지만 고구려 산성의 옛터인 호산에 오르려면 걸어온 길의 8배를 더 가야 한다. 걸어간 2.5㎞를 다시 걸어오는 5㎞ 코스와 달리 20㎞ 코스는 반환점이 없다. 종점인 호산까지 걸어가서 돌아올 땐 버스를 탄다.

3시간30분을 걸어 단둥 북쪽의 북한 접경 지역에 다다랐다. 만리장성을 빼닮은 성벽이 산등성을 타고 산꼭대기까지 뻗어 있다. 호산장성이다. 5년 전 중국 정부는 고구려 산성인 박작성의 흔적 위에 돌을 쌓아 이 성을 지었다. 중국은 만리장성의 길이가 종전(6300㎞)보다 길어진 8851.8㎞라고 주장하면서 호산장성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성은 호산 기슭에서 끝난 뒤 어디로도 이어지지 않았다.

장성 초입에서 정상까지 부단히 걸어 오르면 40분쯤 걸린다. 일정한 간격으로 봉화대가 솟아 있다. 길은 때때로 가파르다. 난간 너머로 내려다보이는 땅은 신의주다. 농사짓는 북한 주민과 그들이 사는 집들이 있었다. 가이드는 "곳곳의 초소에서 북한 병사들이 보고 있으니 사진을 너무 눈에 띄게 찍지 말라"고 당부했다.

북한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은 호산 남쪽 기슭이었다. 국경을 따라 흐르는 강의 폭이 5∼6m에 그쳤다. 세 살배기가 던진 돌도 북한 땅에 떨어질 거리다. 강둑엔 한자로 일보과(一步跨)라고 새겨진 바위가 북한을 등지고 섰다. 한걸음에 닿을 만큼 가깝다는 곳. 그곳에 가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참가 신청은 7월17일까지…선착순 300명=단둥에 머무르는 기간은 3박4일(9월12∼15일)이다. 성인 1인당 참가비는 배를 타면 59만9000원, 비행기를 타면 79만9000원이다. 교통비는 물론 등록비, 비자 발급비, 4성급 호텔 숙박비를 포함한 비용이다. 만 12세 미만 아동은 5만원씩 덜 받는다.

참가 신청은 다음달 17일까지 접수한다. 선박편 200명, 항공편 100명으로 제한해 선착순 300명만 받는다. 참가자에게는 완보증과 기념품을 준다. 예약이나 문의는 에스앤비투어 홈페이지(www.snbtour.com)를 통하거나 전화(02-755-1009)로 직접 할 수 있다.

단둥=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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