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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느끼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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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달사 댓글 0건 조회 6,704회 작성일 14-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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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느끼는 것들,

사람들은 긴 여행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체험하고
느끼게 된다.
낯선 나라, 낯선 사물, 낯선 풍속들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중 영혼 깊숙이 자리 잡는 것은
무엇보다 풍경일 것이고, 그 다음이 사람일 것이다.
긴 삶의 여정에서 체득한 모든 것들을 뛰어넘는 경이로운 경관을 만날 때,
온 몸으로 토해내는 경탄과 탄성도 중요하지만
그 시간을 지나고도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언뜻 언뜻 떠오르는 것은
그래도 사람일 것이다.

“나는 사람의 꽃과 열매를 원한다. 나는 사람에게서 어떤 향기 같은 것이 나에게로 풍겨오기를 바라며, 우리의 교제가 잘 익은 과일의 풍미風味를 띠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의 ‘착함’은 부분적이거나 일시적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끊임없이 흘러넘치되, 그에게는 아무 비용도 들지 않고, 또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야 한다. 그것은 많은 죄를 덮어주는 은전과도 같은 것이다.”
소로의 <월든>에 실린 글과 같은 잘 익은 과일의 향기 같고 저마다 다른 빛깔을 지닌 사람들과 기이한 풍경들을 여행 중에 만난다는 것은 행운이나 진배없을 것이다.

몇 년 만에 다시 간 쿤민(곤명) 지역의 여정,
석림, 구향동굴, 대리의 창산과 고성,
여강고성과 옥룡설산,
그리고 차마고도에 이르는 길,
그 사이 많이도 변해 있었다.
대리에서 여강에 이르는 길에 고속도로가 생기고,
여기 저기 들어선 관광지들,
그때는 입장료도 없었는데, 입장료를 받는 건물이 들어섰고,
우리들만이 조촐하게 걸었던 차마고도길을 걷는 수많은 사람들,
어디 그뿐인가.
중도객잔이나 차마객잔에 빼곡하게 쓰여 진 한국 단체들이 남긴 수많은 글씨와 이름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남긴 것은 가뭄에 콩 나듯 드문드문 있고,
오로지 우리민족의 자랑인 한국어로 쓰여 진 수많은 흔적들.
이름을 꼭 그런 형태로 남겨야 될 것인가 하는 의문부호?
저마다 살아가는 방법이리라 생각하면 되지만,
씁쓸함과 경이로움이 공존하는 여행이었다.
다시 돌아와 떠남을 준비하는 시간,

먼 나라에서 그리웠던 사람들과 먼 나라 길을 함께 걸었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평안한 잠을 이루기를 기원합니다.

갑오년 정월 열이레.

사단법인 우리땅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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